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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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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를 떠난 화살


BY 그린플라워 2006-08-27

수채화를 시작한지 벌써 두달째 접어든다.

그간 네번은 정물화를 그리고 오늘은 자유시간이라 그리고 싶은 소재를 가지고 와서 그리라 했다.

그래도 풍경화가 만만해 보여 풍경화사진첩을 꺼내 몇군데 표시를 해서 문화센터로 갔다.

나를 제외하고는 다들 프로이므로 거의 인물화를 준비해 왔다.

선생님께 사진첩을 보여드리니 소나무숲을 그리라고 하신다.

그건 내 생각에는 없었던 풍경인데...

색조도 어둠침침한 게 제대로 표현이 될까? 난감했다.

망친들 국전에 출품할 것도 아닌데 어떠랴 싶어 과감하게 스케치를 했다.

대여섯가지 색을 조금씩 섞어보니 원하는 색에 가깝게 나온다.

지난 시간부터 원하는 색에 가까운 색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어쨋든 마음을 가다듬고 채색을 하기 시작했다.

세째시간까지는 마땅한 종이를 못 구해서 개발새발 그리는 그림을 '종이탓'으로 돌렸었다.

지난 시간부터는 사절지 한장에 삼천원짜리 최고급 수입지에 그리게 되었으므로 그나마 '종이탓'도 할 수 없다.

종이가 좋은 건지 차차 나아진 건지는 몰라도 지난 시간부터는 제법 그림다운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오늘도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런대로 물감이 아깝지 않게 그려졌다.

선생님께도 칭찬 듣고 회원들도 잘 그렸다고들 했다.

그러고 보니 그럴 듯하게 된 듯도 싶다.

훗날 보면 웃음이 나오겠지만 액자에 끼우고자 과감하게 싸인도 넣었다.

가게에 가지고 와서 한쪽 벽면에 세워 놓고 보니 마음이 뿌듯하다.

처음 그림을 다시 시작한다고 했을 때 동생들이 극구 만류했었다.

지금 하는 일이나 제대로 하라고...

그 말에 동조는 하지만 때를 기다리다 놓친 세월이 너무 아까워서

너무 늦지 않았을까 하는 이 시점에서야 비로소 다시 붓을 든 것이다.

세번째 수업까지는 그야말로 스트레스가 더 컸었다.

바쁜 와중에 괜한 짓 한 거 아닌가 싶기까지 했다.

 

 

오늘 동생을 만나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 그 그림을 보여줬다.

조카는 그 그림 자기 달라고 조르고...

동생은 아무 말이 없다.

그건 일단 주시하겠다는 반응이다. 무슨 탈이고 잡은 그 아이가 아무말도 없는 건.

 

어쨋든 활시위는 활을 떠났다.

이제는 과녘을 향해 돌진하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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