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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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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소리


BY 돌모퉁이 꽃 2007-08-19

하루가 느릿느릿 걸어간다.

동터오는 새벽녘 창밖으로 주섬주섬 들려오는 소리에 눈이 떠지고 말았다.

눈과 머리와 가슴이 깨어있지만 이른 시각에 축 쳐져있는 몸은 아직 아침을 맞게 하고 싶지 않아 침대한켠에 그대로 붙여둔다.손가락, 발가락 하나도 움직이지 않은채 두눈만 껌벅거리고 있자니 신문구멍으로 부시럭대며  종이 한켠이 들어온다.

우유와 함께 신문을 돌리는 아주머니가 다녀가시나보다하고,

또각거리면 현관문을 열고 나가는 구두굽소리에 윗집 아가씨가 이른출근을 하나보다하고,

베란다 창밖으로 배시시 들어오는 고등어 냄새에 오늘 옆집 아침식탁에는 고등어가 올라오겠구나 하고,

시끌시끌한 웃음소리와 인삿말이 먼 발치에서 들리우며 오고가는것을 보니 상가가게 아저씨가 가게문을 열고 있구나 하고,

쉼없이 들려오는 차소리에 이제는 분주하게 주차장의 차들이 빠져나가는구나 한다.

 많은 소리속에서 아침이 살그머니 들어서고 있음이  진정 살고 있음을 알려준다.

 

많은 소리에 많은 이야기들이 있고, 많은 삶들이 있다.

 

아침이 스멀스멀 지나가면 점심이 올것이고, 어느새 뉘엿뉘엿 산아래로 저무는 빨간 노을을 보게 되면 하루는 또 걸어가 버린다.

 

나의 하루속에서 나의 소리와 이야기와 삶은 어떤 모습일까.

이시각  다른 타인은 나의 어떠한 소리로 나를 이야기하고 있을까.

향기있는 소리로 기억되기를 바라며,  기분좋은 소리로 맴돌아 미소를 띄우게 할수  있다

면 하는 부끄러운 욕심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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