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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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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하면서 詩를 지을 수 있을까


BY 천정자 2014-10-18

 

시인이 시집을 안 내면 시인이 못 되는 건가

아님 시를 안 쓰면 시인이 아닌가

어찌 된 세상인지

나도 이게 뭐가 뭔지 도통 모르겠다

하얀 쌀을 박박 문지르면서

버리는 물을 보고도

문득

이 물이 어디까지 흘러 흘러 갈 수 있을까

이 물에 깊은 뿌리들이 빨대로 쭈욱 빨아대서

나무 둥치들이 두꺼워질테고

이름 없는 잡초 푸른 풀들이 더욱 푸르게 짙어질테고

나 혼자 먹자고 밥을 짓는 것이 아니구나

지금이 그 어느 역사적인 순간보다

가장 중대한 일

매일 할 수 있고 보고 만지는 것이 가장

소중하고 위대한 일이다

오늘 누구를 위한 밥을 짓는다면

그 또한 역사에 길이 길이 남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