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대에 정형외과에 입원하는 남편들이 많단다.
참으로 지금은 남자들의 수난시대다.
입원하게 된 이유가 마누라보고 어디가냐고 한 번 물어봤다고
맞아서 입원한 애길 듣고 피식 웃고 말았다.
얼마전 누가 해 준 애긴데 남편이 멀리 지방에 발령이 났단다.
알고보니 승진도 아닌 그렇다고 대기발령도 아니라 옛날 같으면 그 직장 그만두라는 애기인데 축하를 해줬단다.
오십대 남편에 오십대 초반이 부인은 과감히 주말부부로 지내기로 결정하고
남편은 지방으로 가고 그렇게 주말부부를 지낸지 오래란다.
그런데 이런 주말 부부가 되려면 4대에 걸쳐 적선을 잘해야 된다나.
무슨 소린인가 했더니 황혼이혼도 그냥 이혼도 그저 그렇고
어쩌다 얼굴 보는 주말부부는 엄연히 부부이고 가정을 지키는 것이니
남의 이목도 신경 쓸 필요가 없으니 편하단다.
듣고 보니 그것도 수긍이 간다.
어느 모임에 갔었는데 거기서 들은 애긴데
칠십대 아줌마가 계모임을 나갔는데 돌아 와선 남편에게 밥도 안챙겨주고 말도 안하고 웃지도 않고 단단히 입이 댓발 나와 삐졌단다.
칠십대라고 하면 할머니인데 왜 아줌마냐고 물으니
모르는 소리란다. 인생은 60부터가 인제 70대란다. 그러니 말그대로 아직 아줌마란다. 그 말을 듣고 보니 60이 넘은 노인들이 가는 경로당은 없단다. 괜히 갔다가 일만 잘 해주는 자원봉사자로 알더란다, 어느 노인정에선 아니 젊은이가 여긴 뭐하러 왔남? 이러니 말이 그렇지 조금 있으면 평균수명 연령이 백수시대인데, 여기서 100수라고 즉 나이가 백살 시대가 오는데 60보다 70부터 진짜 시작인 것이다.
그런데 그 칠십대 아줌마가 왜 계모임 갖다와서 말도 안했냐고 했더니
나중에 또 다른 계모임을 갔다오더니 아예 이부자리 깔고 끙끙 아프더란다.
할아버지 남편은 밥 달라고 난리고 할머니는 아프다고 알아서 챙겨 먹으라고 또 부부 싸움을 하시고 난 다음에 우연히 또래 친구들 모임에 나가 애길 들어보니 70대 아줌마가 왜 계모임에 가서 화가 난 이유를 알았단다.
혼자서 그러시더란다.
" 세상에 나만 남편이 있는거여. 다른 여자들은 다 혼자야?"
그 말을 들으니 나도 어이가 없었다. 아무리 세상이 바껴도 남편이 없는 것보다 그래도 같이 사는 게 더 나을텐데, 그러고 보니 요즘 돈많고 돈 잘버는 딸 하나에 오십대 여자가 젤 잘 사는 거란다.
같이 사는 것이 서로 번거롭게 느껴질 만큼 부단한 세상인가 보다.
에구 부부가 같이 백년해로하는 것이 행복이 아닌 시대가 도래했으니
혼자 사는 사람들이 자꾸 생기나보다.
그러니까 이젠 같이 어떻게 어울렁 더울렁 잘 어울리며 사는 법을 따로 가르쳐야 되나, 그렇다고 이런 걸 누가 가르치고, 돈 많이 벌게 하는 법 가르친다면 얼른 달려 갈 사람은 많을 지 몰라도 이런 걸 가르치는 학원도 없을테고.
앞으로 가면 갈 수록 아무리 봐도 더 심해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