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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가 글 써도 되나요?


BY 천정자 2010-11-03

 

 

몸이 아프면 병원 가서 의사를 만나야 한다.

새로운 옷을 사고 싶으면 옷 가게에 가야 한다.

좋은 음악을 듣고 싶으면  씨디를 사야 한다.

노래를 부르고 싶으면 노래방에 가서 실컷 목소리를 질러도

누구하나 씨끄럽다고 하지 얺는다.

 

얼마전에 나의 메일에 이상한 편자가 왔다.

영문으로 온 것인데, 내가 영어를 잘하지도 못하는데 영어로 된 문장은 더욱 몰라서

처음엔 스팸인 줄알고 삭제를 하려고 하다가 그냥 구글에 번역기를 이용해

번역을 해보니 한 마디로 요점정리를 해보니 황당하다.

 

" 글을 잘 쓰고 싶은데 아줌마도 되나요?"

이게 무슨 소린가 나도 한 참 헷갈렸다.

어디서 보낸건가 멜 주소를 확인해보니 일본 동경이었다.

 

답장을 보내려도 영어 몰라 일본어 더욱 모르니 한글로 쓰려도 한참 막막했다.

그냥 못 본 것으로 잊어 먹다가 자꾸 마음에 걸렸다.

내가 무슨 유명한 작가도 아니고, 학문을 하는 것도 아니고

책이나 몇 권 내서 그럴듯한 프로필을 가진 사람도 아닌 평범한  아줌마인데

그런 멜올 왜 나에게 보냈을까 이게 더 궁금했다.

 

답장대신 나의 블로그에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나도  죽을때 까지 아줌마이고,

그러니 천상 죽을 때까지 내가 산 세월과 시간은 누가 대신 기록해 주지 않는 한 내 손으로 기록을 해야 할 일이다.

 

언제부턴가 우린 이 글쓰기에 주눅이 들었다.

나부터라도 어릴 땐 숙제로 일기 써오라 독후감 써오라 책을 읽어라 등등 사실 평생 생활인데도 학교 다닐때 이미 질려 버려서 그만 졸업과 함께 바람과 함께 사라져 버린 습관들이다. 이런 습관을 계속 유지 한다는 것은 작가가 되는 사람만의 전유물이 되었다

 

학습의 효과는 너무 어렵고 지겹고 지루하다가  질려버리게 했다.  나 자신부터 결혼을 하고 난 후 당장 생계가 먼저이고 먹고  살 일이 우선적으로 해결할  문제인데, 책이나 쓰기나 뭐 그런 것은 애들이나 잘 하면 대학입시에 꼭 필요한 절차만이라고 해 놓은 것이다. 세월이 흘러 지금은 글을 잘 쓰는 사람들이 대접을 받고 권위가 되고 남들에게 부러운 대상이  되니 너도 나도 글쓰기가 무슨 기능인처럼   글 잘 쓰는 법이 기술처럼 포장해서 또 책으로 만들어 날개 돋친듯이 팔리고 있다.

 

이런 저런 세상에 한가지 방법만 맞는 것이고 다른 방법은 무시 되는 것은 한물 간 유행이고 엎어치나 다시 원상복귀해도 나는 글에 나의 시간과 인생사들이 그대로 밴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은 달리 다른 사람도 아닌 세상풍파 모질게 견디어 아이 낳고 살림하다가 벼라별  애길 다 담은 인생역정을 갖고 있는 바로 아줌마들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교육의 힘이 강해도 질경이처럼 질긴 끈질긴 힘을 가진 사람이라도  아이를 낳고 기른 모성은 상대도 안된다. 오죽햇으면 남자들이 만약에 애 낳으라고 하면 애 낳다가 죽을 거라고 하는 말이 나왔을까.

 

글쓰기는 애 낳는 출산 과정과 똑같다. 열 달 내내 뱃 속에 한 아이를 안고 뱃속에서 노는 태동을 느끼면서 말 없어도 애가 잘 놀고 있구나를 느끼는 그 과정이 없이는 절대 모를 비밀이고 사실이다. 첫 애 낳을 때 하도 고생해서 다시는 출산 안한다고 하더니 어느새 또 배가 불러 애만 셋인 내 친구는 그런다. 내가 평생에 애를 안 낳고는 사람들 마음을 잘 모를 게 많단다. 부모가 되야 어른들 말씀이 새롭게 들리고 그 만큼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겪은 세월은 그냥 얻어지지 않는다.

 

피아노를 잘 치든 기타를 잘 치는 천재라도 연습과 훈련이 없는 과정 없이는  탄생할 수가 없다. 아무리 잘 쳐도 그 사람에게 감동을 느끼지 않으면 그만이다. 잘 부르거나 못 치거나 상관없이 사람이라면 이 느낌이 무선처럼 전달이 되어야 생명력이 길다.

무엇이든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잊혀지고 비누 거품과도 같다.

아줌마가 뭘 하면 잘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어렵게 얻은 인생체험들을 그대로 글로 표현하면 그야말로 오만 가지 다른 표현들이 나온다. 

 

 맞춤법이  틀리고 띄어쓰기가 좀 틀려도 우리말 한글은 어느 외국인의 말을 빌리자면 한글은 어떤 악마가 만들었을까 할 정도로 배우기가 힘들고 어려운 언어다. 우리야 모국어니 맘대로 구사하고 쓸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환경은 없다.

 

안타깝게도 아직 우리나라에 노밸문학상이 없는 이유는 우리 글을 제대로 번역을 못한다는 것이다. 안하는것도 아니고 못한다는 말에 어처구니가 없다.

국가의 경쟁력이 형편 없어서 노벨문학상을 못 받은 것이 아니고. 아직 한글의   문장이나 탁월한 어휘들을  번역을 하지 못한 거라면 이건 순전히 교육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외국어라면 특히 영어라면 우리나라 사람들 사족을 못 쓰는데 , 영어를 가르친다고 몇 백 만원씩 과외에 어학연수에 방학이면 공항에 학생들이 빽빽하다. 그럼에도 모자라 기러기 가족에 무슨 새 가족이 등장한지 오래다. 어떻게 보면 외국이나 유학 갔다 오면 좀 더 우월한  학력으로 보여 또 다른 권위처럼 등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한글을 제대로 번역하지 못한다는 것은 이건 정말 웃기는 일이다. 세종대왕이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힌다는 말도 나오게 생겼다.

 

항간엔 먹고 살 만한 여자들이 취미삼아 글을 쓰고 돈만 내면 책을 만들어 작가가 되었다고 등단하는  애길 심심찮게 들린다. 내 돈 가지고 뭘 하든 상관하면 그게 더 이상한 짓이라고 하지만 , 뭐든 길고 짧은 것은 세월에 비례한다. 잠깐 반짝 등장하다가 사라진 연애인이나, 스타들이 많듯이 그런 문단도 오래 가지 못하고 그가 쓴 글도 잊혀져도 누구하나 서글퍼 하지 않는다.

 

글엔 사람의 성격이 그대로 밴다. 한 줄의 문장이라도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담긴 것은 숨길 수 없다.

그러니 얼마나 힘든 과정인데, 인간 됨됨이가 그대로 스며들어 누구도 모르게 포장을 한다고 해도 감춰지지 않는 것이 바로 글이다. 어떻게 보면 이런 글쓰기는 잘 쓴다거나 못 쓴다로 표현 하기 보다 좀 더 연습해서 사람 좀 되어가는 훈련과정이리고 해도 괜찮을 듯 싶다. 아무리 잘 쓴 소설이라도 인간 대 인간끼리 전달하는 감동이 일어나지 않으면 그 마저 오래 가지 못한다.

 

옛날 어느 한 학자가 만 권의 책을 읽고도 저것이 내가 어디서 봤더라  했더니 하인이 주인어르신이 그토록 많이 본 내용인데 기억이 안 나십니까? 도로 물어보니 학자의 대답이 매일 틀리더라 같은 글인데도 매일 다르게 보인다는 말은 의미 심장하다.

 

아이들 한테 요즘 책 읽는 것은 곤역이 될 수 잇고, 가장 하기 싫은 숙제도 된다. 먼저 애들에게 가장 좋은 본보기는 엄마의 시간관리를 하는 자세다. 얼마나 바쁜지 온 가족이 함께 한 끼의 식사도 하기 힘든데. 애들에게 보여 준다는 본이 별로 몇 가지 안 된다.

 

더구나 요즘은 놀 데가 없다. 아파트에 놀이터에 애들이 없듯이 골목길에 옹기종기 공기놀이하는 애들도 없다. 노는 애들이 별로 없다. 노는 애들은 문제아로 추궁한다. 전부 학원에 가고 학교에 다니고 어른 보다 애들이 더 바쁜 시대다. 그럼에도 창의적인 사고를 길러줘야 한단다. 창의적인 사고 방식은 길러서 가르쳐서 나오는 걸까 ?  언제 연구 좀 해 볼 일이다. 그러나 애들 다 키운 아줌마들은 따로 나름 내 시간관리가 당연하다. 오늘 뭘 할까 이것 또한 내 시간을 어떻게 쓸까와 다름 없다.

 

일단 아줌마가 되었으면 가계부 부터 꼼꼼히 챙겨 쓰고  나의 일상을 문자 보내듯이 서서히 메모와 기록을 하면 시작한거다. 무엇이든 시작이 반이니 아줌마의 끈기와 인내는 꾸준한 반복을 가능하게 한다. 이 습관을 오래 유지할 수록 풍성한 인생이 될 것이다. 한글을 알면  시작하기가 더욱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