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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보험과 희망


BY 천정자 2010-10-22

교육보험이라는 것이 있다.

아마 전 지구에서 유일하게 생긴 보험일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고등학교 진학울 보다 대학 진학률이 더 높을 줄 알고 만든 보험일 것이다. 그럼에도 이 보험을 들었다고 하지만 끝까지 유지 할 수 있느냐가 문제다.

 

나는 두 번의 파산은 아니더라도 소위 쫄딱 망했다는 것을 두 번이나 당했다.

그래서 그 때마다 애들 앞에 들었던 교육보험을 해약을 하였다.

처음엔 첫 아이, 두 번째는 딸아이 교육보험이었다.

 

당장 생활비가 없고 먹을 것이 없는데 아직 교육지대계는 먼 세계이고, 코 앞에 닥친 궁핍한 생활은

우선 헤쳐나가야 할 일이었다. 그 때 해약하면서 결심한 것은 내가 나중에 돈 많이 벌어서 울 아들 대학교 갈 때 등록금은 당당히 내 줄 거라고 굳게 다짐을 했지만. 또 얼마 안가서 딸의 교육 보험까지 해약해야 하는 지경까지 갔을 때 참 내가 그렇게 한심했었다.

 

그로부터 세월이 후다닥 십 년이 지나갔다.  십년은 절대 짧지 않은 시간이다. 그럼에도 나는 아직 울 아들 대학 등록금이라고 교육자금을 따로 모아두지 못햇고, 그렇다고 다시 교육보험도 가입하지 못했다. 나 혼자 생각에 포기한 것이 맞으리라. 뭐 어떻게 되겠지 이런 심정도 솔직히 있었다.

 

엊그제 아들에게 전화가 왔다. 취업이 안되었으니 2년제 전문대학을 간다고 한다. 두 군데 면접을 봤는데 한 과는 게임인가 뭔가 그렇고  또 다른  과는 영상음향과라는데. 나에겐 모두 생소한 과다. 그런데 아들 말이 그러네

" 전문대인데도 등록금이 넘 비싼데는 안 갈 거야?"

 그 말을 듣는데 가슴이 쿵 내려 앉는다. 아이구 이럴 때 그런 거는 걱정말고 니가 하고 싶은 과로 진학하라고 부모 체면도 당당히 세워 놓고 싶은데 그 말이 입에서 뱅뱅돈다. 왜 그렇게 미안한지.

 

" 얼마나 비싸길래?" 물어 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 게임과는 400만원이고 음향과는 100만원대인디 나 음향과로 갈려고 결정했어!"

말이 그렇지 400대와 100대는 만일 2년동안 나 갈돈을 합산하니 엄청나게 차이난다.

일 년에 800만원과 2-3 백만원의 격차는 엄청나다.

도대체 이게 얼마인겨? 산수 몰라 분수 모르는 에미는 그냥 전화기를 들고만 있었다.

 

' 응 그려 니가 알아서 가는 곳인디 야 근디 언제가지 등록하면 되냐?'

우선 50만원만 예치하고 나머지는 1월달에 완납하면 된단다.

그리고 고등학교 졸업하기 전에 잠시 알바를 한단다.잘만 하면 나머지 등록금은 자신이 벌어서 내고 싶단다. 갑자기 마음이 울컥해진다. 내가 드라마 보면 별 것도 아니고 그렇게 슬픈 것도 아닌데 주책맞게 눈 시울이 뜨거워지면 눈물이 줄줄 흐른다. 아들과 전화통화를 끝내고 혼자 주방에 앉아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전에 그 교육보험을 해약한 것이 그렇게 마음에 걸리더니 그 마음이 조금 아물어지는 것 같았다.

 

요즘 청년 실업이 참 정부로서도 국가적으로도 골치가 아픈 문제다.

대학 진학률이 80%라는데 워낙 고학력의 청년들이 더 많이 배출되어서 그렇단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청년들을 먹이고 가르치느라 뒤에서 뒷바라지하는 그 부모들의 수고로움이 없었던들 절대 어려운 일이다. 지금도 얼마나 고생하는데. 앞으로 이 청년실업 문제가 가면 갈수록 심각해 질 것이라고 혹자는 예측한다. 모두가 아직 어려운 쪽으로 불확실한 애기만 한다.

 

그런데도 나는 자꾸 희망이라는 쪽에 고개를 돌리고 싶다.

지금은 가장 힘뜰 때라고 해도 모두 지나간다.

그래서 희망에 관심의 저울을 하나씩 하나씩 올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