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아무리 생각해도 진짜 운명의 신은 있긴 있나보다 .
울 옆 집 아줌마는 우리 바로 옆 집에 오른쪽 빨간 지붕 기와집에서 사신다.
시집 올 때 아뭇것도 없는 시집에서 시부모를 모시다가 이젠 단촐하게 부부만 사시는데
악착같이 일을 해서 돈을 벌어 땅사고 집짓고 아들 장가 다 보내고 보니
그 동안 당신 몸이 시름시름 아프더란다.
나는 이 아줌마를 참 싫어했다.
우리 처음 시골로 이사오던 날 울 뒤란에 전 주인이 우리에게 쓰라고 준 항아리며
자개장이며 작고 오래 된 소품들을 몽땅 다 가져 가버렸다.
멋모르는 나나 마음씨 착한 것 빼면 아무것도 없는 울 남편은 그 사실을 알면서도
그냥 모르는체 했다.
사실 뭐라고 따지는 방법을 어디서 가르치는데도 없고 배운 적도 없으니 할 줄도 모른다.
그런 거 없어도 당장 불편할 만큼 큰 일은 안났으니까.
그런데 이 아줌마가 동네에서 가장 오래 사신 터줏대감이 아닌 터줏마님이라는 사실이다.
울 남편 목소리가 크다. 더군다나 애들한테나 나한테 잔소리 할땐 옆집까지 쩌렁쩌렁 울렸으니
이 아줌마가 우리집에선 늘 부부싸움 하는 소리가 난다고 소문을 내더니
다시 동네에서 축출하자고 동네 주민들과 회의를 했다는 것이다.
다행이 울 동네 주민들이 한 번 이사오는 사람도 드물고
더군다나 무슨 큰 죄를 저질러도 내쫒는 법은 따로 있다면서
일괄무시를 했다는 그 사건의 진상의 결말이 나에게 전해 오기까지 한 오 년이 지났나?
그 때 듣고 그 사실을 알았다.
아 ! 이래서 귀농을 한 사람들이 그냥 도로 떠나는구나..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고 먼저 내치자고 하는 경우가 작은 시골에선 무척 힘이 쎈 것을
알았다. 그래도 그 사실을 안 남편은 별 말도 멊이 묵묵히 성실하게 농사며 일하는것을 보고 동네 어르신들에게 인정을 받아 이젠 그 아줌마보다 더 힘이 쎈 주민이 되었는데.
우연히 소문에 이 아줌마가 무척 아프시다는 거다.
한 번은 주말에 자식들이 우르르 몰려 와 가는곳이 병원에 강제로 입원을 시킨 적도 있었다는 애길 듣고
자식들이 오죽하면 그랬을까.
먼 친척이라도 아프면 문병을 가야 내 직성이 풀리는데 그 놈의 오지랖이
바로 옆집에 사시고 미운 이웃이라도 모른척 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살살 그 집 대문안에 들어서는데
에고 이 아줌마가 마당에 철퍼덕 앉아 계시는데
얼굴 안색이 흙빛이다.말이 그렇지 청색으로 시퍼런 둥둥한 그 색을 보니
" 아줌미 왜 이러세유?"
" 아이고 내 머리가 머리가 누가 한대 때란 것처럼 아퍼? 아이그 머리야?"
그러시더니 벌러덩 누워버리시네.
이거 분명히 중풍이라는 생각이 들어 얼른 119에 전화릏 했더니
주소를 대란다. 아는 주소는 우리집 주소지 옆집 주소를 어떻게 아나?
여러소리도 귀찮고 무조건 우리 주소대고 바로 옆 집이라고 빨리오라고 응급이라고 말하고 전화를 끓고 보니
아무래도 내가 먼저 어떻게 해야 할 것 같아 쳐다보니
세상에 덩치는 나보다 크시고 내가 업지도 못해 끌지도 못해.
할 수없이 아줌마를 앉히고 우선 머리 끄댕이를 있는대로 촘촘히 땡겼다. 사실 머리카락이야 다시 나면 그만이자만
머릿속은 한 번 혈관이 터지면 대책없다고
아프다고 아이고 아이고 하셔도 나는 그 아줌마 목덜미부터 어깨까지 사정없이 두둘겨 패고
그런데 119는 왜 이렇게 안오는겨? 이러면서
엉덩이를 발로 지근지근 밟고 툭툭 차고 이거 참 복날 개를 팬적도 없지만
사람 마당에서 이렇게 팬 적이 전혀 없었다.
안 방에 들어가서 반짇고리를 찾아 바늘을 들고 그 아줌마 열손가락 끝을 다 땃다.
그냥 찔러도 피가 안나와 주사바늘 찌를 때처럼 90도 각도로 사정없이 찔렀다.
그제야 119가 삐웅비웅 부랴부랴 달려오네.
아줌마가 구급침대에 실리면서 내 손을 잡고 한 마디의 말슴
" 에구 에구 이 애기엄마가 날 살렸어!'
그런데 이상한 건 내가 왜 이렇게 시원하냐?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