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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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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귀를 뚫는답니다


BY 천정자 2010-03-20

" 엄마! 나 삼천원만 줘?"

" 왜?"

"귀 뚫게!"

딸의 대답에 아!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아들은 머리를 길어 묶고 다니는데 딸은 귀에다 구멍을 내고 귀걸이를 한다는데

아직 나도 귀는 구멍 내기전이고. 여지껏 사는데 별로 불편한 것도 없는데 이 걸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참 난감하다.

 

순간 나 학교 다닐 때가 생각이 났다.

검정색 교복에 흰 카라에 단발머리가 귀 밑으로 짧지 않게 하여 교문에서 선도부들이 자를 들고 재는 풍경이 떠 올랐다.

지금 애들한테 그런 애길 했다간 그건 옛날 애기라고 

들은 애긴데 남학생 졸업앨범에 왜 머리가 다 빡빡 밀어 어느 절에서 운영하는 학교를 다녔냐고 하질 않나, 어느 아들은 군대 갈 때 기념사진 찍은 거냐고 묻더란다.

 

요즘 애들한테 우리 어렸울 땐 라면도 귀한 것이었다고 애길 해봤더니

그럼 그 때 안 귀한게 뭔데?

 

내가 무슨 말을 한다기보다 그냥 그랬었다식으로 애기해야지

니네들도 뭐든지 소중하게 대해야 한다거나 훈계를 하려면 그야말로 마이동풍이다.

이런 애들 앞에서 왜 귀를 뚫냐? 머리를 염색을 뭐하러 하냐?

교복치마를 줄여 왠 미니스커트를 입고 등교하는 여학생을 어느 할아버지가 보고

그러신다.

" 아니 ! 학생 시방 다방 댕기는 겨?"

찢어진 첩바지 사이로 살이 툭 튀어나온 한 남자애를 한 할머니가

" 바지 그거 내가 꿰메줄께? 집에 엄마 없냐?

이런 에피소드도 흘러간 애기가 된 지 오래다.

 

교복물려입기 행사에 기증한 교복을 보니 바지가 몽짱 쫄 바지다.

치마는 너무 짧았고 교복도 유행에 따라 통바지냐 통 좁은 일자 바지냐 그런단다. 

 

그래도 여긴 지방이라 어른들이 뭐라고 해도 얼굴이나 수구리지만

도시에서 담배피는 중학생보고 한 할아버지가 혼 냈다고 개인사생활에 참견말라고

하질 않나 고소까지 당한 어르신들 참 많단다.

 

산도 이쪽으로 옮기고  뭉게고 요즘 잘 흐르는 강줄기도 바꾸는 세상인데 애들이라고 무슨 핑계를 대어서도 자신들의 의견을 방출해애 하는 세상이 된 것이다.

 

어쨌든 딸아이가 귀를 뚫는 세상이 왔다.

이거 삼천원을 주고 말해야 하나 ?

 

" 야 야! 니 평생에 귀볼만 뚫을까? "

" 귓구멍이 있어도 들은 애길 잊어 버리고 딴 말 하는 사람되지 말아라!"

' 언제고 하긴 해야 하는디 지금은 좀 이르다 나중에 뚫어줄께! 엄마랑 같이 병원가서?"

등등 해 줄 말을 고르고 고르는데 정작 해 줄 말이 아니다.

 

참 사람 키우기가 이렇게 힘드니 울 부모님들 우리 키우시면서 그 속을 어찌 다 짐작 해볼까. 니도 너랑 똑같은 자식 낳아서 키워봐야 내 속을 안다는 그 말씀 백번이고 만번이고 참말씀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