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떻케 너는 주인을 보고 짖냐? 아! 나란 말여?"
오죽 주인이 시원찮으면 짖냐?
키우면서 개밥은 몇 번 챙겨 줬냐?
아침에 휭 나가고 저녁에 들어오는 여편네 나두 헷갈린다나.
남편은 언제 작당을 한 것인지 순님이도 복순이도 울 아들 딸 다음 동생으로 호적에
등록만 안 했지 자식으로 키우고 있었나보다.
어쩐지 밥 줄 때 벌써 그릇이 틀리다.
개밥그릇을 몇 번 설겆이 해주는 걸 봤지만
물통을 복순이가 앞 발로 툭 건드려 뒤집어지니 바닥에 쏟아진 물을 보더니
" 아니 이 눔의 자식이 너 오늘 하루종일 물 안 준다아 벌이다 ! 개같은 놈 같으니?"
옆에서 가만히 들어보니 이거 개같은 건지. 이 눔의 자식이라니. 그 놈이 대체 사람인가. 어떤 개인지 아무리 곰곰히 헤아려 봐도 남편은 분명히 사람인데 말이다.
한 번은 한 마리 남은 고양이를 말 안듣는다고 혼내는데
" 이 개같은 놈아? 니 오늘 밥 안준다아 벌로 금식혀?"
그러더니 진짜 고양이 밥그릇을 치워 버리는 것이다.
말을 안들은 건지 못 들은 건지 잘 모르는 울 집에서 사는 개나 고양이들은
참으로 이거 햇갈리는 주인때문에 허구헌날 단식이나 금식으로 벌 주는 게 일쑤다.
그러다가 내가 안 주인이 틀림없는데.
특히 젊은 암컷 복순이가 분명히 꼬리는 흔들려 반갑다고 짖는 것인지 모르지만
어쩌다 밤늦게 돌아오면 솔직히 남편몰래 문열고 들어가 자도 어차피 아침에 잔소리 또 듣는다.
그래서 안 들킬려고 조용히 문을 열고 살짝 발을 디미는데
전혀 모르는 손님이나 도둑이 온 것처럼 기를 쓰고 짖으니 내가 한마디 한 것이다.
" 야 야! 나다 나여? 아니 넌 주인보고 짖냐? 엉?"
밤늦게 기다린 남편이 덜컥 문을 열고
" 왜이리 늦었냐고 그러는 거다아? 어디서 뭘 하고 인제 오는 겨? 밥은 먹은 겨?"
우리집엔 말 진짜 안 듣는 마누라에게 잔소리도 대신 해주는 개 한 마리가 있다.
사람같은 개라고 하면 욕인가? 참 내 이것도 헷갈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