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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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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 쓰기


BY 천정자 2010-01-03

큰일났다. 오늘 뭘 할까? 이렇게 생각하면 그 하는 일들이 뭔지 도통 기억이 안난다.

어제는 뭐했지? 한 참 곰곰히 생각해본다.

아침에 일어나서 밥은 한 것 같기도 한데 밥은 나 혼자 먹었나? 아닌가? 어제일인데 이거 디게 헷갈린다.

 

핸드폰 단말기를 화장실에 퐁당 빠드리고 난 후 내 기억력도 몽땅 잠수탔다.

연말이라 문자가 오긴 오는데. 이게 순전히 발신번호만 뜨니  이름 몰라 성도 몰라 얼굴도 전혀 짐작이 안간다.

나를 잘 아는 사람이니   이렇게 연말에 안부 문자를 보냈을텐데.

 

" 헤헤..저기 누구셔유? 제가 잘 기억이 안나서리?"..

문자에 찍힌 번호를 일일히 전화를 확인 해보니  모두들 자주 잊어 버리란다.

그래야 통화라도 한다나.

 

그렇게 한 분 한 분 이름 확인  저장키 눌러 또 입력을 했는데,

전에 쓰던 단말기랑 순서가 틀려 저장이 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이거 또 내 정신에 화장실이 아니라 멋 모르고 세탁기에 돌리면 다 말짱 황일 것 같아

나만의 다이어리를 만들어 놔야 안심이 되겠다 싶었다.

 

올 해는 달력 인심도 옛날 같지 않다.

가계부도 그냥 주던 은행도 없어진 것 같다.

그래서 애들 쓰다 버린 노트를 한군데 묶어서  송곳으로 구멍내고 케잌 선물을 받을 때 받은 끈을

연결해서  가계부겸 다이어리를  만들어 봤다.

 

맨 첫머리에 뭔가를 써야 할 것 같아서 이걸쓸까 저걸 쓸까 궁리중인데

옆에서 남편 나 하던 짓을 유심히 보더니

" 에구..내 생일 다음날에 언제 까지 미역국 끓여줄까? 그거 궁리 중이여? 엉?"

 

하필 그 때 그 애길 하냐고 나도 한 마디 하고 싶은데.

내 정신에 애들 생일은 그만두고 내 생일도 남편 생일도 다 하루가 지나고 다음 날 아침에 아차차!

생일이 어제네? 이러니 나이 먹으면 철든다고 하더만 나는 어째 철은 고사하고 까맣게 잊어 버리는 병이 심해지나 보다.

 

그려 ..이 참에 내 다이어리 맨 첫 장에   남편 생일을 크게 적고 난 다음에 내 생일을 적어 보자. 헤헤

아! 근디..이 죽일놈의 기억력이 아들생일도 남편생일 날짜와 또 헷갈린다.

" 자기야 자기 생일이 언제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