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가 친구들 만나면 그 동안 어떻게 살았는가?
뭐하고 살았는가? 돈은 많이 벌었남?
애들은 취직은 잘 되구? 공부는 잘 하구? 뭐 이런저란 애길 하면
어디서 말을 만들어 오던가 아님 구라를 치던지 해야한다.
이 친구들이 나를 찾아 다닌다.
안 오면 죽인다고 문자오면
나는 답장으로 문자를 보낸다.
" 무서워 못 가겠슴!"
" 나도 요즘 빈곤함!"
" 주제가 뭔지 모름"
답장으로 문자오는 것을 보면
" 축! 오늘 사망아님!"
흐이구! 디게 겁난다.
나이 오십대에 아줌마는 말도 골라서 잘 해야 한다.
얼마 전에 한 친구가 이사를 갔는데 이 친구 별명이 대단한 길치다.
나도 길치인데 이러고 보니 일호 이호 삼호 사호까지 생기는 것이다.
사는 곳에서 멀지도 않은 근처에 새 아파트를 분양받고 이사를 갔는데
아파트 단지에서만 한 시간을 빙빙 돌았단다.
나중엔 회사에서 근무하는 남편에게 전화 했단다.
"우리집 대체 어디여?"
우린 그애길 듣고 모두 심각하게 고려 해봐야 한다고 했다.
달랑 두 식구에 무슨 오십평이나 되는 아파트에 이사 가냐고
요즘 삼대 미친년 애길 못 들었냐?
첫번째 미친년은 살던 집 좁다고 평수 넓혀 가는 년
두번째 미친년은 아파트에서 잠 안온다고 새벽에 세탁기 돌리는 년
세번째 미친년은 보모자격증도 없으면서 손자 손녀 봐주는 년 이란다.
이호 길치는 오랜만에 자주 가는 찜질방에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갔단다.
차를 주차장에 놓고 내내 알던 길에 있는 찜질방을 찾았는데 이상하게 안 보이더란다.
"어머 이사 갔나 벼?'
같이 온 친정엄마랑 그 주위를 빙빙도니 당연히 다리가 아프지. 친정멈마 왈
" 야! 니 여기 처음이냐?"
결국 114에 그 찜질방 간판을 댈려니 동네 이름도 도무지 생각이 안 나더란다.
그래서 자나가는 총각에게 여기 근처 짐질방 어디 이사 갔어요? 그 말을 듣던 그 총각이
" 아줌마 뒤에 있네요?"
그 후 친정엄마가 그 다음부턴 다시는 어디 같이 가자고 안 하신단다.
삼호 길치 이 아줌마는 초보운전자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초보운전자라는 규칙을 영 안 지킨다.
그렇다고 네비를 달라고 하니까 길치는 기계도 몰라본단다. 그게 뭔 소리냐구 하니
한 번은 남편차에 달린 네비를 보고 운전하고 갔는데 도대체 말이 어려워서 못 해먹겠다고 툴툴댔더니
남편이 그러더란다.
"니 맘데로 댕겨라!"
사호 길치는 나다.
처음엔 내가 이호쯤 이었는데
뒤로 밀린것은 강력한 라이벌이 자꾸 생긴다는 것이다.
나는 서 너번은 가야 겨우 길을 여기가 한 번 온 곳인가? 이렇게 기억을 할 정도이다.
국내여행은 무진장 돌아 댕겼는데 누가 길 물어보면 단 한마디로 요약한다.
" 가보면 있슈유!"
제목이야 기억 안나도 대충 살아도 사는데 별로 불편함을 못 느끼는데
요즘 좀 심각한 것은 자꾸 뭐를 잊어 버리고 약속을 하면 까맣게 잊어버려 못 나가고 칠칠치 못하게 질질 흘리고 다니고
이거 괜히 나이 먹는 거 아니다 싶다.
오늘의 수다는 여기까지...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