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유난히 낮게 낮게 내려 앉아 나와 마주한 날이 있었다.
마주했다고 해서 까만 눈동자 마주치며 눈웃음 치는 것은 본 적은 없다.
어느 동네 가장 크고 너른 큰 나무 밑둥치에서 서성이다보면
그들만이 알고 그들만이 사는 방법이 있기 마련인데
내 생각으로 듣고 보는 하늘엔 검은 눈빛은 읽히지 않았다.
내놓고 한 번 살아보자고 덤빈 세월이 겹겹히 쌓인 시간이
질기게 목숨되어 견디는 것
내 발밑에 흙을 오른쪽 발바닥으로 탕앙 내리치면
지구가 한 번 텅엉 울려줄까 나를 한 번 불끈 들어 한 마리 새 몸무게 되어
뜨는 저울이 될까
한 번 내놓고 질기게 살아 겁이 없어 또 묻고 싶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