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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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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선택한 것들


BY 천정자 2009-08-05

1, 세상에 거짓말을 던지다.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잘 모르고 살 때가 있었다.

분명히 살아서 숨쉬고 느끼고 보고 만지고 할 수 있는 시간을 모르고 지나치는 날들이 뭉쳐서

몇 십년 살았다고 하니 참 멍청한 나였다.

누가 나에게 거짓말을 한 것 같았다.

당신 여태 뭐하다가 이제야 나타났어? 

글쎄요. 대답은 못하고 글쎄요 뭐가 뭔지 잘 모르고 살아서 .

누군가에게 죄송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던진 거짓말에 돌 맞은 개구리가 생길 것 같아서.

 

2. 짐을 가볍게 ,몸도 가볍게, 집도 가볍게

 

마트에 간다. 오늘 필요한 것은 모기향이다.

그러나 한 갑만 산다. 껍데기는 재활용 박스대에 놓고 알맹이만 내 가방에 쏙 들어가면 알맞은 무게이므로.

딸이 콩나물 무침을 좋아한다. 유기농 콩나물로 표시 된 봉투는 삶아 먹지도 못한다.

내가 가져간  비닐 봉투에 시루에 담긴 콩나물 천원어치 산다.

나의 부엌엔 전자렌지나 오븐이나 주방가전제품은 없다.

필수적으로 있어야 할 냉장고 , 십년 된 전기밥통  보험하나 가입 했더니 사은품으로 준 커피포트와 가끔 쥬스를 갈아먹는 믹서가  전부다.  손빨래를 즐겨 한다. 나이먹으면 관절운동을 따로 해야 하는데 쪼그려 앉아서 조물 조물 손가락으로 하는 운동이 손빨래다. 물리치료를 하는데 손가락을 구부렷다 폈다 하는 운동을 한 삼십분하는데  재활치료라고  한다. 무릎을 꿇고 절을 하는 것도 관절운동이다. 이 모든 것이 매일 입어 나오는 속옷이나 양말 수건까지 손빨래를 하면 따로 운동하느라 시간 낼 필요가 없다.우리집의 세탁기는 이불이나 큰 빨래만 한다. 이 세탁기도 한 십년 넘었다.

집안에 뭘 근사하게 꾸미고 싶어서 놓은 것은 딱 한가지 한 십년전에 어떤 보따리 장수가 그림을 돌돌 말아 한 폭 한 폭 펼쳐 보이면서 그림을 팔아었다. 가을에 피는 국화가 소담스럽게 핀 그림인데 이 그림이 한쪽 벽에 여전히 잘 걸려져 있다. 

야채는 우리집 마당에서 키운다. 요즘 토마토는 주먹만한데 익는 것은 왜그리 느린지 나도 어지간히 느려터지는데. 나보다 더 굼뜨게 익는다. 수박도 심었고 풋고추도 심고 가지도 심었다. 재미있는 것은 오늘의 양식만큼 익고 더 이상은 내 주지 않는다.

들깻잎에 마악 익은 토마토를 얹고 된장을 찍은 폿고추를 싸서 먹으면 삼겹살고기보다 더 맛있다. 고기를 좋아하는 딸내미는 이 토마토를 들깻잎에 싸먹는 맛에 홀려 언제 토마토가 익나 지켜본다. 그런데 토마토는 여전히 푸르딩딩하다.

 

3. 나눠 입고 바꿔입고 따로 또 같이

 

옷값이 비싼데 옷을 안 사입는다고 할 수도 있다. 돈이 없어서 못 산 옷 때문에 속상한 적은 별로 없다. 솔직히 말하면 여태 살면서 피복값이라는 것은 순전히 내 선택에 지출이냐 수입이냐 이런 식이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나의 옷은  제공하는 분들은 이웃이다. 나는 몸이 작다. 몸 작은 사람들이 살이 불어서 못 입는 옷을 어찌어찌해서 나에게 건너온다. 나는 입고 맞으면 된다는 식이다.

일단 편해야 하고 너무 노출이 되지만 않으면 모두 입어 본다. 그러다가 싫증이나면 아름다운 가게나 재활용쎈타에 기증하면 또 웃을 바꿔가든지 비누로 가져가든지 하란다. 나는 옷만큼은 지출이 아니고 수입을 잡았다고 한다.

 

4. 집에 컴퓨터가 없으면 쉴 수 가 있다.

 

처음엔 돈이 모자라서 없어서 못 산 컴푸터다. 또 애들 학교에서 없는 집에 지원을 해 해준다고 한 적도 있다. 지금도 울 딸은 왜 컴퓨터를 안 사주냐고 징징댄다. 그러나 조금 있으면 잔소리는  도서관으로 간다. 중소도시엔 도서관이 있고  피씨방도 넘쳐난다. 가면 있고 안가면 못 쓰는 기계다. 이런 것을 늘 집에서 사용하는 것을 난 별로다. 집에선 푹 자고 쉬고 생활하는 곳인데 . 그 어려운 직장생활에 공부하던 학생들이 집에 돌아와서 또 기계에 게임질에 매달리는 것을 말린다. 습관과 중독은 큰 산에 몇 만년 버틴 바위보다 더 고집이 쎄다. 내 주위에 이 컴퓨터   때문에 휴대전화요금과 쇼핑에 돈이 펑펑 나가 전화국에 불난 것처럼 난리다. 청구요금이 기십만원은 별로다 . 기 백만원 나와서 집안 말아먹은 컴퓨터 무지 봤다. 그런데 나도 이런 컴푸터를 쓴다. 어디서냐구요? 국가가 대신 전깃세 내주는 도서관에선 사용료가 공짜다. 쓰면 쓸수록 돈버는 곳이다.

 

5. 마음이 있어야  갈 길이 환하다.

 

나는 이것도 못하고 저건 내 맘에 안들고 매사가 다 내 맘에 들고 안들고 이런다.

사람 마음의 깊이가 얼마나  깊을까? 깊은 바다에 그 심연의 압력을 견딜만큼  잠수정을 개발한 것을 보면 깊이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아직 나도 내 마음에 던질 그 잠수정을 갖고 잇지 않아 내 마음 깊이를 솔직히 모른다.

그래서 참 간사하다. 오늘은 굳게 마음을 먹으면 뭐하나 ?

하루도 못가 또 그 자리를 뱅뱅 돌아야  하는 습괸이 고집이되고 뼈가 되어 있는 것을 .

책을 읽는 이유가 반드시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이유가 가장 타당한 것은 자신에게 변화를 위해서라야 한다.

마음의 변화는 본인만 할 수 있는 선택이다. 많이 알고 배우는 지식과 상관이 없다.

진정한 앎은 자신의 마음에 고집의 뼈가 부러질 만큼 혹독한 변화와 인내를 환하게 보여준다.

내 마음이 있는 곳에 내가 있어야 한다. 살아 있는 동안만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