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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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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버려? 말어?


BY 천정자 2008-02-11

엄마! 내 교복 알아봤어?

이젠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은 수시로 묻는다.

워낙 건망증이 심한 엄마로 알고 있으니, 나도 그건 인정한다.

요즘은 엄마! 가방은 언제 알아 볼 거야?

 

가만히 생각해보니 엄마! 내 교복 언제 사 줄거야? 가 아니고 알아보았냐고 말이 바뀐거다.

나도 그런 건 별로 귀담아 듣지 않았는 데.

이젠 아예 빨리 입학 할 학교에 전화하란다.

선배들이 졸업 할때 분명히 교복을 놓고 갈텐데.

엄마는 여태 뭐 하냐고 다그친다.

그러고 보니 그러네..

 

설을 세러 할아버지 할머니를 만나더니 할아버지 저 세뱃돈 만원만 주세요? 이런다.

할아버지는 왜그러냐고 그러시고 대답이 그동안 못 산 만화책을 인터넷으로 주문 할려고 벼르고 별렀단다.

그것 두 세뱃돈으로.

 

할아버지가 만원은 세뱃돈이고, 또 만원은 책값으로 주신다.

옆에서 남편이 어이구 아버지 기껏 만화책을 사는 데 돈을 왜 주냐고 말리고.

아들은 얼른 고맙습니다하고 내 빼고.

 

아버님이 슬쩍 그러신다.

"야 야..재 교복은 맞췄냐?"

" 아직 안 맞췄는 데유.."

" 그거 얼마 한대냐?"

" 잘 모르겄는 데유..왜유  아버지?"

손주라면 장손주이고, 귀하다면 귀한 손주가 입학하는 데, 교복이라도 해 주고 싶으신가 보다.

 

" 헤헤 아버지..걱정마세유..글쎄 재네 학교는 교복도 물려입기 한데요..대신에 셔츠나 몇 벌 더 사면 되요"

 " 야야  그래도 그게 아니다. 새 학교를 입학하는 디. 어디 헌 교복을 입으라고 하냐? 애가 입는다고는 혀?"

지가 먼저 알아보라고 하는 데유 뭘..

 

안방에 들어 가시더니 흰 봉투를 나에게 주시면서 그러신다.

" 그래도 애덜은 기분에 살고 그 기분에 공부한다더라..책하고 교복 살 때 보태라.."

" 헤헤,,고맙습니다. 근디 아버지 애는 만화책만 돈 주고 사는 줄 알아요? "

" 괜찮다아..건강하게 크기만 하면 난 젤이다"

 

할아버지가 돈을 주셨다고 했더니

울 아들 왈

" 엄마! 빨리 교복 알아 보랑께? 글고 그 돈으로 만화책 샀다고 아빠한테 일르면 안 돼?"

눈에 힘을 주고 말하는 데.

이거 누구한테 먼저 일를까?...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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