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내 교복 알아봤어?
이젠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은 수시로 묻는다.
워낙 건망증이 심한 엄마로 알고 있으니, 나도 그건 인정한다.
요즘은 엄마! 가방은 언제 알아 볼 거야?
가만히 생각해보니 엄마! 내 교복 언제 사 줄거야? 가 아니고 알아보았냐고 말이 바뀐거다.
나도 그런 건 별로 귀담아 듣지 않았는 데.
이젠 아예 빨리 입학 할 학교에 전화하란다.
선배들이 졸업 할때 분명히 교복을 놓고 갈텐데.
엄마는 여태 뭐 하냐고 다그친다.
그러고 보니 그러네..
설을 세러 할아버지 할머니를 만나더니 할아버지 저 세뱃돈 만원만 주세요? 이런다.
할아버지는 왜그러냐고 그러시고 대답이 그동안 못 산 만화책을 인터넷으로 주문 할려고 벼르고 별렀단다.
그것 두 세뱃돈으로.
할아버지가 만원은 세뱃돈이고, 또 만원은 책값으로 주신다.
옆에서 남편이 어이구 아버지 기껏 만화책을 사는 데 돈을 왜 주냐고 말리고.
아들은 얼른 고맙습니다하고 내 빼고.
아버님이 슬쩍 그러신다.
"야 야..재 교복은 맞췄냐?"
" 아직 안 맞췄는 데유.."
" 그거 얼마 한대냐?"
" 잘 모르겄는 데유..왜유 아버지?"
손주라면 장손주이고, 귀하다면 귀한 손주가 입학하는 데, 교복이라도 해 주고 싶으신가 보다.
" 헤헤 아버지..걱정마세유..글쎄 재네 학교는 교복도 물려입기 한데요..대신에 셔츠나 몇 벌 더 사면 되요"
" 야야 그래도 그게 아니다. 새 학교를 입학하는 디. 어디 헌 교복을 입으라고 하냐? 애가 입는다고는 혀?"
지가 먼저 알아보라고 하는 데유 뭘..
안방에 들어 가시더니 흰 봉투를 나에게 주시면서 그러신다.
" 그래도 애덜은 기분에 살고 그 기분에 공부한다더라..책하고 교복 살 때 보태라.."
" 헤헤,,고맙습니다. 근디 아버지 애는 만화책만 돈 주고 사는 줄 알아요? "
" 괜찮다아..건강하게 크기만 하면 난 젤이다"
할아버지가 돈을 주셨다고 했더니
울 아들 왈
" 엄마! 빨리 교복 알아 보랑께? 글고 그 돈으로 만화책 샀다고 아빠한테 일르면 안 돼?"
눈에 힘을 주고 말하는 데.
이거 누구한테 먼저 일를까?...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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