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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국가에 이바지하고 싶지 않다.


BY 천정자 2007-01-03

[시민기자석] 나는 '국가'에 이바지하고 싶지 않다 2007·01·03 15:04

정 자(시민기자)

학교에 가서 꼭 조회를 하면 애국가를 부르게 한다. 그러고는 나는 자랑스러운 국민이 될 거라고 그러고는 굳게 맹세하고 다짐한다고 주문을 외우듯이 했다. 문제는 지금에 봐도 그게 모두 공염불이 돼버렸다.  나한테는 다행이지만 국가적인 일을 봐서는 헛지랄을 한 것이다. 그렇게 국민교육을 받았으니 이리 봐도 저리 봐도 어째 시원치 않다.

뭘 봐도 호응을 할라치면 자격증을 따듯이 공무원시험으로, 대학수능시험으로 모든 국민들을 점수에 매달리게 하니, 나같이 국민교육헌장도 못 외우고, 점수는 꼴등에 가까운 젬뱅이로 도저히 국가는 구제불능이다로 판단되었으니, 그때부터 국가는 나보고 소외된 자라고 했으나 결론은 병신이나 쓸데없이 살아있는 아무 가치 없는 부류로 결정하고 관리도 되지 않는 실업자보다 더 못한 계급으로 처박아 놓았다.

그런 때는 나도 억울하다고 했는데, 시간 지나 가만히 생각해보니 공부를 안 한 게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난 춤추는 자유를 만끽하였다.

나에게 세금도 걷어가지 못하고, GNP에도 못 미치는 수입이라고 불쌍하다고 여겼나 영세민 신청하라고 하지 않나. 기초생계에 신청하여 국가혜택을 보라고 하는데... 도둑놈들.. 그 돈 누구에게서 뺏어서 자리만 옮겨 생색내며 주는 돈인 줄 내 모를 줄 알고... 니미럴이다.

더러워서 안 받는 게 아니라, 빼앗긴 자의 눈물이 무서워서 난 도저히 그 돈에 눈도 못 돌렸다. 언제부터 우리가 복지사회라는 허울 좋은 말에 빼앗겨도 모르고 사는 국민이 되라고 종용이 되었는가.

먼저 자랑스러운 국민이 못 된 것이 내 책임이 아니다. 책임을 묻는다면, 국가에 충성해야 할 군인이 될 것이라고 암시를 한다면 모를까. 주민세에 건강보험료에 전기세에 수도세에 죽을 때까지 돈을 내야 할 국민만 되었지. 자랑스럽게 국가를 빛낼 국민은 못 된다는 거다.

만일 이런 세금을 안내면 집도 재산도 모두 압류한다. 압류라는 것은 채무자와 채권자의 관계에서 벌어지는 당연한 일인데, 국가와 국민은 쉽게 변질된 것이다. 곰팡이 핀 쉰밥을 먹을 수 있는가? 먹지 못하는 밥을 먹으라는 것과, 자랑스러운 국민이 되라고 하는 것과 똑같다.

그럼에도 우리는 나라를 열심히 먹여 살리는 개미군단이다. 매일 주식시장에서 혹시나 하는 도박하는 심정으로 매달리게 하는 중독에 걸리게 해놓고는 없으면 나라 망한다는 공갈들을 언론부터 한어깨 하는 것처럼 을러댄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발맞춰 현대인은 살아줘야 한다. 얼마 전 아프간에 간 기독교단체들이 단체로 추방을 당한 뉴스를 보니 더욱 한심하다. 소위 믿는 대상이 신 이름만 틀린데, 전쟁치뤄, 전염병에 시달려, 이런 원인은 내팽겨 쳐놓고 웬 평화모임을 거기까지 가서 집행한다는 것이 월권이고 횡포였다. 적어도 아프간 처지엔 기독교 근본주의에 철저하게 유린당한 사실을 감춘 것을 모른다고 하지는 않을 것인데.

선교가 무엇인데, 사실은 그 나라 먹어치우자고 전술차원이 한 책략이 아니던가? 종교학자들부터, 공부 꽤나 했다는 엘리트들에게 한 가지 묻고자 한다면, 내가 괜한 소리로 엄한 목숨을 잡겠다고 하는 소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 것이다.

이젠 발각이 되어야 하고, 들통이 나서 철저하게 유린당했던 그 생명들에게 천년 만년동안 사죄를 빌어도 될지 말지라는 거다. 도대체 이런 오류들을 언제까지 조작하며 왜곡할 것인가? 그 자랑스러운 국가를 지키기 위해서 그런다면 일단은 재고해 봐야 되는 것이 일차적인 순서라고 왜 말하지 않는지, 아님 말 못하는 벙어리 교육만 잘 받아 놓아서 그런 건지 모를 일이다.

이 땅에서, 아니 이 지구에서 만일 사람이 없었다면 지구는 가장 평화스러운 녹색별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일 만년도 안 되는 사람의 역사로 지구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누구 때문인가? 이젠 물어봐서 대답을 찾아야 한다. 누가 하던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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