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순진해서 저런 아저씨들보고 욕도 못할거야?
딸을 조수석에 태우고 운전을 하는 날이었다.
나는 분명히 신호를 주고 진입을 했건만 화물기사 아저씨는 크락션을 붕붕 띄운다.
분명히 어딜 끼어드냐고 으름장 같은 소리다.
나는 분명히 신호를 주었는데도.
딸이 옆에서 그런다.
왜 아무소리 못하냐고.
그러더니 하긴 우리 엄마는 순진해서 욕도 못 할거라고
자꾸 반복한다.
나의 딸이 나보다 더 순진한 것 같은데.
그리고 아빠도 나보다 더 순진하구
그러고 보니 우리가족은 순진한 가족이네.
딸은 나와 차를 타면 무조건 드라이브 가잔다.
지금 차를 타고 있는데도 가고 있는데도 지금 드라이브 가잔다.
그래서 나는 드라이브라는 곳이 어디냐고 물으니
내가 바보야? 그런 곳이 어딨어? 이런다.
손가락 열개가 전부인 줄로 안다.
열하나는 발가락으로 넘어간다.
물론 스무고개가 넘어가면 또 다시 손가락으로 옮긴다.
하나부터 .
붕어빵이 얼마냐고 주인이 아닌 나보고 묻는다.
두개를 먹고도 천원을 준다. 거스름돈은 공짜인 줄 알고 입이 헤벌어진다.
나보고 도로 준다. 엄마 하나 더 먹어 하면서 얼굴이 기쁘다.
아빠가 준 돈을 청바지 주머니에 겹겹히 싸서 잘 넣어둔다.
청바지를 잘 안벗을려고 한다. 난 돈을 먼저 갈아입을 바지 주머니에 넣어주면
그제야 청바지를 벗는다.
돈을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
그래놓고 나보고 그런다.
이거 모두 얼마야?
난 일곱개의 손가락을 펴보이고
칠천원입니다.! 하면 딸은 함박웃음을 짓는다.
디게 많다는 것이다. 만족 할 만큼.
방학을 하고 난후 몇칠 지나면 개학이냐고 묻기 시작한다.
일주일 지나면 다시 물어보라고 한다.
그래도 그 다음 날 되면 또 묻는다.
아직 일주일이 안되었으니 개학이 아직 멀었다고 한다.
아이는 심각한 눈으로 달력을 본다.
나의 딸에게는 암호처럼 읽혀질 부호 같은 것을.
난 천천히 손가락을 일곱개를 세어준다.
일곱개만큼 잠을 자면 일주일이라는 거야.
이건 엄마하고 약속이 아니고 달하고 해하고 약속한 거다.
이러면 눈만 껌벅 껌벅 거리더니
엄마! 그럼 별은 낮에 다 자러 간거야? 안 보이는데로?
난 별수 없다는 듯이 대답한다.
낮잠을 자고 있는 별이 모두 숲속으로 도망 갔다는 애기를 한다.
시끄러워 잠을 잘 수가 없으니까.
그 숲이 어디냐고 묻는다. 나의 딸은.
난 아주 멀리 있다고 한다.
디게 이쁠거야? 그치! 엄마?
아주 이쁘다고 확인을 받아줘야 한다.
안그러면 묻고 또 묻는다.
나의 딸은 낮잠자는 별이 있는 줄 안다.
그래도 난 그 별을 같이 헤어주는 엄마다.
그래서 참 행복하다.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