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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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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창문 4


BY 플러스 2007-03-01

동아리 방에  정인이  보이지 않은 지  한참이  되어 가고 있었다.

 

일 주일이면  한 번은 들르곤 하는 동아리에서어느덧 영선은  정인의  안부를  궁금해 하며그녀가  왔는지를  한 번 더 확인하게  되었다.   그러나  산행 이후  정인은 한 번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달이 지나가던  날이었다.  

 

오전 수업을  마치고  도서관을  향해 가던  영선은  발걸음을  동아리 방으로  돌렸다.   퀘퀘한  먼지와  오래된  세월의  냄새를  맡으며  어두컴컴한  복도를  지나  동아리방에  들어선  영선의  눈에  들어 온 것은, 어두운  얼굴로  무겁게  모여 선  동기들 네 명이었다.

 

영선이  조심스럽게  건네는  인사도  받지 않은 채   동기들은  침울하고  무거운  분위기 속에  가라앉아  있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 속에서  어색함을  느낀  영선이   어찌할까를  망설이다가  희미한  미소를  얼굴에서 금세  거두지  못한 채로  조심스럽게  의자에  앉았다.

 

"우리는  지금  정인이  집에 가 보려고  하는 중이야. "

 

잠시 후  말을  꺼낸 것은  태영이었다.  

 

아직 떨쳐버리지 못한 어색함과  어리둥절함이 뒤범벅이 된 채로  영선이  태영을  쳐다보았다.

 

" 정인이가  죽었어. "

 

동그래진  눈으로  태영을  바라보던  영선의  눈이  태영의  말에 담긴  의미가  무엇인 지를  천천히  인식이라도  하게 된 것처럼   점점    커져갔다.  

 

열흘  되었대. "

 

영선이  놀란  눈을  태영에게서  떼어내지  못한 채로   머릿속에서만   빙빙 도는  질문들을  미처  꺼내  놓기도  전에    태영이그리고  다른  동기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 너도  가겠니? "

 

문 앞에까지  다가갔던  태영이  영선을 향해 돌아섰다.

 

영선이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글쎄... "

 

서울을  한참   벗어난  경기도의    시골  들녁에서  흐드러지던   정인의  웃음이목소리들이  어지럽게  영선의  머릿속을  빙빙  돌았다.  

 

영선이 일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