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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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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가시


BY 플러스 2006-09-17

길을 걸었습니다.

풀숲을 지나칠 때에  손바닥에  통증이 느껴졌습니다.

 

가시가  있을 곳이 아니라고  이상히  여기며

손을 엎어 손바닥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세 개의 가시가  손바닥을  찌른 것을  알았습니다.

 

하나는  찌르기만 하고 만 것인 지  보이지  않았습니다.

 

긴 가시 하나가  손바닥에 박힌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꽃에서  떨어져 나온 것인지  잎사귀에서 떨어져 나온 것인 지.

단단할 리가 없는  식물의   

그러나  손바닥에  꼿꼿하게  박힌

쉽게 빠지지 않을 듯한 가시를  들여다 보았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가시가  느슨해졌습니다.

다른 한  손을  들어  가시를  빼어내었습니다.

 

가시는  빠졌지만

독이라도  남은 것은  아닌 지  염려하며

손바닥을  확인해 보았습니다.

 

이전 가시가 빠지고 나서야

새로 박힌 가시가 보였습니다.

 

힘으로  빼어내면  부러지지 않을까

염려하며 바라만  보았습니다.

 

지금이 아닌  약간의  시간이  더  지난 뒤의  시간이  되어서

떠날 때가 되어서야

그  가시는  나의 다른 손으로  빼어낼 수 있을 만큼이  되었습니다.

 

지금  새로이 박혀  있는  가시의  의미를  나는  모릅니다.

그러나  자라남이  주의  뜻이라면

작은  고통을  통해  완전함으로  반 발자국이라도  더 나아가는 것이

주님의  뜻이라면

또,  그것이  나 뿐 아닌,  다른 지체를  향한  뜻이기도  하신  것이라면

더  많은  가시가  박힌들  어떨  것입니까.

 

아주  작은  가시  몇 개가

내게  잠시의  통증과  두려움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나 또한

의도한  바는  아니나

누군가에게  고통을  주는   손바닥에  박힌  가시인 지도 모릅니다.

 

 

주님의  손바닥에  박힌  대못은

사랑을  이루기  위한  고통이었습니다.

 

내 손에  박힌  가시들도

주님의  사랑을  확인하는  작은  사랑의  고통이기를  바라듯이

 

누군가의  손에 

혹  내가  가시로  박혔을  지라도

사랑으로  녹아내려지기를

 

그리하여  우리 모두

주님의  사랑  속에 

정의로우면서도  풍성하신  그  사랑 속에

두렴없이  거하게  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