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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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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톱에 숨은 사랑


BY 자화상 2004-11-27

가족 넷이서 오랜만에 뭉쳤다.

시아는 동전이 엄청 들어있는 저금통을 가져오고 호야는 꽁쳐둔 천원자리

지폐를 아홉장 가져오고, 아빠는 만원자리 한장 내놓고

나는 동전 천원짜리 만원짜리 합쳐서 일만 오천팔백원을 내놓고

고스톱 판을 벌렸다.

깍쟁이 시아는  돈 계산 하나는 정확히 하고, 머리 좋은 호야는

내것 패를 눈치것 보아 가며 적당히 광 팔아 돈 뜯고

어거지 아빠는 바닥에 깔린거 모르게 주어 가고 들켜서 벌금 물고

두장식 패를 감추어 하다가 벌금 물고

나는 피박 면하려 슬쩍 피를 내려 놓다 걸려서 벌금 물고

호야는 본전 양말속에 감추어 두고

돈 잃고 속 좋은 사람 없다며 남의것 점수 계산 해주고

피박 광박 알려주고 댓가로 돈 뜯고

서로 웃기고 웃겨서 실컷 웃다가 보니

금새 세시간을 놀았다.

내가 돈 다 잃고 돈 떨어져서 그만 하자고 해서 끝내고 나니

시아는 8천원 잃었고

호야는 2천원 땄고

아빠가 돈을 쓸어 모았다.

 

제일 수입이 많은 아빠가 돈을 시아와 호야에게  나누어 주고

오랜만에 실컷 웃었던 우리 가족은

흐믓한 마음으로 각자의 할일을 찾아 하였다.

 

아빠를 즐겁게 해주는 일중의 하나가 고스톱이며

바둑과 장기다.

시아가 바둑은 아빠보다 약하지만 장기는 맞수여서

아빠를 위해서 매일 짬을 내어 한두시간씩을 장기를 둔다.

아빠가 제일 즐거워 하는 시간이다. (대학생인 시아가 공부

해야되는데도 아빠를 위해서 놀아주고 있다)

 

호야는 바둑도 장기도 아빠보다 훨신 고수여서

시작 했다 하면 금새 끝내 버리고 자기 할일을 하는데도

아빠는 아들과의 짧은 시간을 같이 하는것만 으로도  좋아 한다.

나는 집안일과 부엌일이 많아 이따금 바둑을 두어주고

이런 저런 얘기로 시간을 함께 해주고

나의 시간은 주로 이렇게 밤에 잠을 줄이고 찾아 갖는다.

 

아빠는 항암 치료가 드디어 이제 일주일 남았고 이후로는

몸 보신좀 하고 쉬다가  12월 중순에

검사 받고 (C.T 등) 1월에서 수술 날짜 잡아서 수술하면

그 이후로는 잘먹고 잘쉬고 운동하고 즐겁게 살면

완치할수 있게 된다.

얘들과 나는 아빠에게

가족의 소중한 사랑을 늘 잊지 말고

용기를 갖고 병을 이겨내고 삶의 의지를 굳건히

다지게 하기 위해 셋이서 돌아가며

아빠를 위해 시간을 내어 같이 하고 있는 것이다.

아빠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할때 우린 희망을 보고 있다.

갑자기 잃어버린 우리 가족의 웃음이 다시 돌아 오고 있음을 ....

2004.11.27. 기쁨의 내일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