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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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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4]


BY 이미래 2009-10-20

산허리를 단숨에 숨차게 올라 산  능선을 타고 정상까지 빠르게 올라갔다

자주 와 보던 산이라 어둠이 짙어 오는데도 눈에 익었다

제일 높은 산 봉우리를 돌아 내려오고 핑경 소리를 찾았으나 핑경 소리는 나지 않았다

재구네 산도 지나고 영이네 산도 지나고 승이네 산도 지났다

영이는 희아네 산꼭대기에서 능선을 타지 않고 거기서 꺽어 집을 향했다

소 핑경 소리가 들리지 않고 소를 못 찾았다는 생각이 들자 두려움이 확 밀려 왔다

구름에 가린 초승달도 조금 있으면 진다

영이는 빠른 걸음으로 뛰어 내려온다

집에서는 등불이 켜 있고 들에서 들어온 어머니가 밥을 하고 계셨다

[어디 갔었냐 왜 인제오냐?]  [엄마 소를 잃어 버렸어] 영이는 흥건히 젖은 땀을 훔치며 엄마에게 울 듯 말했다

[어두워 졌으니 내일 찾아 보자]  영이는 엄마가 차린 밥도 먹는둥 마는둥 하고 송아지 걱정을 합니다

 

밤에 비가 내렸다 천둥이 치고 산이 떠내려 갈 듯 비가 내리고 폭우가 쏟아졌다

영이는 비 소리를 들으며 잠을 자지 못했다

내일 학교 갈 가방을 챙기고 잠을 청하면 청할 수록 잠은 오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새벽이 오고 날이 밝아 왔다

아버지를 비롯해 식구대로 소를 찾으러 갔다

영이도 소를 찾으러 갔다

아침을 먹을 시간이 지났는데도 소는 보이지 않았다

영이네 산을 한바퀴 휘 돌고 영이는 산을 내려 왔다

집에 오니까 아무도 없었다

조금 있으려니 아버지가 내려 오고 이어서 오빠가 산에서 내려와 아침밥도 먹지 않고 학교에 갔다

영이는 소를 찾는 것을 보고 가려고 엄마를 기다렸다

아니 소가 스스로 알아서 집에 오기를 기다렸는지 모른다

아침이 지나고 햇살이 돋기 시작한 밭둑과 산은 푸른색으로 더욱 빛났다

[쨍그렁  쨍그렁] 핑경 소리가 났다

영이는 신발도 신지 않고 마당으로 뛰어 나왔다

엄마가 산에서 송아지를 앞세우며 내려오고 있었다

밭둑을 지나며 송아지가 남산만한 배를 자랑하며 외양간에 들어선다

영이는 와락 울음이 쏟아졌다

소를 찾은것이 기뻐서이기도 하지만 한번도 결석을 하지 않은 학교를 오늘 빠졌다는 생각에 갑자기 서러워졌다

[엉 엉] 서럽게 우는 영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아버지께서 마을로 내려가셨다가 한참이 지나  집에 오셨다

[학교에 전화했다 오늘 집에 일이 있어서 학교에 못간다고 전화했다]

전화가 없는 영이네집은 마을에서 유일하게 두대밖에 없는 그 중에서 이장님댁 전화를 빌어 영이 아버지는 전화를 하고 오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