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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된 도로에서 수영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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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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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프로


BY 낸시 2022-05-16

식당에 손님이 부쩍 늘었다.
점심시간이면 정신없이 바쁘다.
장사하는 사람은 손님이 몰려들면 힘들기보다 신이 난다.
드디어 우리도 텐프로 안에 들 것 같다는 생각에 신나는 것을 넘어 가슴이 두근거린다..

텐프로, 유흥업소에서 잘 나가는  여자를 일컫는 말이다.
이쁘고 인기가 많아 돈을 잘 벌기 때문에 매니저에게 10프로만 준다는 뜻이란다.
텐프로는 유흥업소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식당에도 있다. 
식당을 열고 삼년 안에 70퍼센트가 망하고 20퍼센트는 간신히 주인 인건비 정도 나오고 10프로 안에 들어야 돈을 번다고 한다.
하지만 10프로 안에 들기만 하면 어떤 사업보다 빨리 돈을 번다고 하기도 한다.
사람은 누구나  먹어야 살기 때문에 맛집으로 알려지기만 하면  쉽다는 것이다.

식당을 시작하고 18년이 지났다.
첫식당은 아들에게 물려주었다.
지금껏 잘하고 있고 부자가 되었다고 뻐기니 다행이다.
아들에게 하던 식당을 물려주고 두번째 시작한 식당은 10년이 되었다.
하지만 부자가 되었다고 뻐기는 아들과 달리 돈을 모으진 못했다.
돈만 생기면 식당을 열고 또 열어 돈 모을 틈이 없었다.
지점을 운영하는 댓가로 로열티을 준다던 사람은 약속을 지키지 않아 법정분쟁으로 번졌다.
피곤해서 이젠 더 이상 식당 수를 늘리지 않고 하는 식당이나  하기로 했다.
우여곡절 끝에 지금은 다섯번 째 식당을 삼년 째 운영 중이다.
개업하고 손익분기점을 넘기기도 전에 코로나가 닥쳐 포기할까도 생각했었다.
정부 지원금도 나오고 위기를 넘겼더니 손님이 몰려들기 시작해 정신없이 바쁘다.
수많은 기록을 갈아치우고 또 갈아치우고 매상이 부쩍부쩍 늘어났다.
드디어 텐프로 안에 들어 돈을 모을 수도 있겠다는 희망이 솟는다.
텐프로, 생각만 해도 기분 좋다.
텐프로를 넘어 오프로 삼프로 안에 드는 꿈을 꾸어보면 어떨까?

이민을 결정하기 전 생각이 난다.  
안정이 보장된 노후를 버리고  이민이 무슨 말이냐고 언니가 말렸다.
남편도 내키지 않아했다.
그런 남편을 이렇게 협박했다.
".내게 주어진 삶을 내가 원하는 대로 살지 못했다고, 죽을 때 당신을 원망할 꺼야."
안정된 삶을 좋아하는 남편에겐 18년의 시간이 고통이었을 수 있다.
식당한다고 투자한 노후자금이 회수되지 않았으니 당연히 불안했을 수 있다.
노후의 안정 대신 모험을 선택한 철딱서니 없는 내가 얼마나 미웠을까?
하지만 내겐 충분히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머릿 속 생각을 실천에 옮겨보는 것이 누구에게나 주어진 축복은 아니니까.
행여라도 그 모험의 끝이 해피앤딩이  아니었으면 어쪌뻔 했어,,,가슴을 쓸어내린다.
그 동안 입만 열면 남편 흉 본 것도 반성한다.
어쨋거나, 이런 기회를 주었으니 내겐 좋은 남편 노릇을 한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