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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BY 낸시 2022-04-20

미국에 와서 자주 들은 말 중 하나가, free country 라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말을 쓰는 것이 신기했다.
그러고보니 나도 이미 미국을  자유의 나라로 알고 있긴 했다.
어떻게 알았는지 기억도 안나지만 미국과 자유는 너무도 당연한 연결이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말을 일상대화 속에 사용하는 것은 놀라웠다.
상대방의 자유도 자기의 자유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사람들 머릿 속에 주입되어 있는 듯 했다.

여고시절 절친이 날더러 자주 한 말이 있었다.
'낸시야, 너는 미국 가서 살아야 딱 어울릴 사람이야.'
내가 유난스러울 정도로 틀에 매이길 싫어한다는 뜻이었다.
꿈 많다는 여고시절 내 꿈 중 하나가 거지가 되는 것이었으니 그럴 만도 하다.
거지는 세상의 모든 관습과 틀에서 벗어나 살아도 될 것 같아 그랬다.
그 만큼 세상의 관습과 틀을 답답하다 느꼈던가보다.
 
청교도가 세운 나라인 미국은 아직도 기독교 문화가 많다.
부활절 금요일은 학교도 가지 않고 부활절 일요일은 문 닫는 식당도 많다.
식당이 문을 열긴 했지만 남편은 부활절이라 손님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남편 말대로 손님이 많지 않은 것 같아 나는 일찍 집에 왔다.
뜰 여기저기 피어나는 봄꽃 구경도 하고 잡초도 뽑고 집에는 내가 할 일이 많다.
저녁이 되어 돌아 온 남편에게 물었더니 식당 매출이 괜찮았다고 한다.
그 말 끝에 자주 식당을 비우면 머지 않아 망할 것이라고 덧붙인다.
날더러 식당을 비우지 말고 식당에  붙어있으란 뜻이다.
남편과 같이 살면서 나는 자주  답답하고 숨이 막힌다.
날더러 말하라면 남편은 관습과 틀에 박힌 답답한 벽창호다.
운영하는 사람이 식당에 없다고  망하란 법이 어디 있단 말인가?
우리 식당 매출은  요즘 그야말로 쭉쭉빵빵이다.
 
여고시절 절친 말대로 내게 딱 어울리는 나라에 살지만 같이 사는 벽창호가 문제다.
수시로 딴지를 걸고 넘어진다.
남편과 살면서 내 머릿속에 자주 떠오른 말이 있다.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다른 사람들도 그리 느끼고 사는지 모르지만 내겐 자유가 너무도 소중하다.
남편은 자기가 뭘 잘못했느냐고 항변한다.
관습과 틀에 박혀 자기도 자유롭지 못하지만 남편은 다른 사람의 자유도 존중할 줄 모른다.
평생을 틀에 박혀 자유를 누려보지 못한 사람이라 자유가 무엇인지를 모르는 듯 하다.
자유가 속박 당하면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음을 어찌 알까.

여고시절 내 꿈이 거지가 되는 것이었음을 알았더면 남편은 결혼하지 않았을 거라고 한다.
남편과 살아보니 그렇게 말하는 것이 백번 이해된다.
부자로 떵떵거리며  사는 것을 잘사는 것으로 아는 사람이니 거지가 되더라도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맘을 어찌 이해할까?
나도 남편이 관습과 틀에 박혀 자유를 모르는 사람인 줄 알았더면 결혼하지 않았을 것이다.
남편과 사는 일이 점점 더 답답하고 숨이 막힌다.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남편에게 아무리 외쳐봐도 소용없다.
자유가 무엇인 줄 모르는 사람이니 이러는 내가 그도 답답할 것이다.
내가 외치는 말은 그의 귀에 들리지 않으니 맘에 닿기를 바라는 것은 헛된 망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