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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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鷄肋


BY 蓮堂 2004-06-29


계륵(鷄肋)이란,
닭갈비란 뜻으로 먹자니 먹을게 없고 버리자니 아까운것을 일컫는 말로서

후한(後漢)말 위(魏)왕 조조(曺操)가 유비(劉備)를 치기 위해서
잠복을 하고있었으나 맘먹은대로 유비가 호락호락 하질 않았다.
도중 이탈하는 군사가 많아지면서 진중이 흐트러지게 되었다.
이때 조조가 내 뱉은 말이다.

"계륵!!"
즉 유비의 땅은 욕심은 나지만 차지해 봐야 별로 쓸모가 없으니 돌아가자는 말....
이 말뜻을 알아차리고 주부벼슬에 있던 양수(楊修)라는 사람이 제일 먼저 보따리를 쌌다나 어쨌다나....

시중에 '닭갈비집'이 눈에 많이 뜨이지만
닭갈비를 뜯어면서도 정작 '계륵'이 닭 갈비인줄은 모른다...ㅎㅎㅎㅎㅎ

나를 언니라고부르며 편하게 대하는 사람이있는데 어느 날 하소연을 한다.
"언니,남편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덤덤하고 남 줄려니가 아깝고 그런것 있지...."
"그래??.......계륵이구나?"
"먼 소리여???"
"자네 닭갈비 좋아하지?
"응...그런데 왜???"
두눈을 찢어진대로 치켜뜨고 묻는다.
"임마,닭갈비 좋아하면서 계륵두 몰라??..먹을려니 먹을건 없고 버리기엔 아까운거...."
허리가 휘도룩 웃는다.

각설하고,
흔히들 조강지처를 묵은 김치에 비유한다.
(*다처(多妻)를 둔 사람에 한해서 ㅎㅎㅎㅎㅎ)

조금더 유식한 표현을 빌리자면 '계륵'이라고 하는데..
'있으면 걸리적 거리고(또는 별 볼일 없고) 없으면 아쉽고(버리자니 아깝고)..
비유가 좀 상식에 어긋날수도 있겠지만
연륜이 쌓여서 곰삭은 냄새를 풍기는 조강지처는 한마디로 편안한 안식처이다

그러한 고향같은 따스함이 배어있는 조강지처이기에
밖으로 돌면서 외도하던 사람일지라도 일단 집에 들어오면 아내가 필요한 존재로
남아있다는게 어쩌면 남자들의 이기주의적인 발상일수도 있다.

있으나 마나한 존재가 얼마나 허리꺾이게 비참할까.
'꼭 있어야 할 사람'
'있으나 마나한 사람'
'있어서는 안될 사람'.........
누구나가 다 꼭 있어야 할 사람들이다.
사람이 태어 날때는 다 제 몫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러나 성장하면서 있으나 마나한 사람으로
또는 있어서는 안될 사람으로 전락 해 버리는것은
한 개인의 몫으로 보기에는 사회적인 구조에 많은 문젯점이 드러난다고 하면 지나친걸까?


메스컴을 온통 부정과 불륜과 폭력으로 도배질 하는것을 보면 참으로 답답해 진다.
어떻게 하다가 왜 그랬을까??
원인과 과정을 파 헤치기 보다는 드러난 결과를 보고 법은 심판한다.
동기가 아무리 좋아도 결과가 나쁘면 그건 위법이고 범법이다.

이럴때 사람들의 무게가 달아진다
있어야 할 사람에서 있으나 마나한 사람,그리고 있어서는 안될 사람으로 ...
위법자나 범범자는 있어서는 안될 사람으로 '쾅 쾅!!'도장을 찍어 버린다.

굳이 법이 저울질 하지 않아도 있어서는 안될 사람들이 주변에 부지기수다..
햇볕에 드러나지않은 숨은 악행들...
"선(善)을 행하는 사람은 드러내기를 주저하고
악(惡)을 행하는 사람도 드러내기를 싫어한다"
법구경(法句經)에 나오는 말씀이다.
스스로 나는 선하다...나는 악하다...하지 않는다.

가끔 생각한다.
나는 과연 계륵 같은 사람이 아닐까..
있어도 별로 눈에 뜨이지 않고 아직은 버릴려면 무언가 아쉬운...
이럴때면 존재의 의미가 상실되어 버린것 같다.
그러면 왜 살까?
한번쯤 염세주의자가 되어 보기도 하는데...

나 자신에게 항상 떳떳한 사람이 되는 자신감이 늘 부족하다.
내가 사라진 자리는 어느누구라도 쉽게 채울수 있을것 같다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고...'
5척이 조금 넘는 보잘것 없는 나라는 존재가
없어서는 안될 꼭 있어야 될 사람으로 남아 있을려면
가장 필요한게 무었일까 또 한번 되 짚어 보고싶어진다.

사람은 온몸을 곧추 세워서 걷는 직립인(直立人)이다.
하늘을 머리위로 두고 걸을수 있는 사람이기에
그 자세만큼 꼿꼿하고 흐트러짐 없이 살아갈수 있는 자신감이
그 자리에 꼭 필요한 사람,
없어서는 안될 사람,
버리기에는 정말 아까운 그런 사람으로 남아 있을만큼
당당함을 가지는게 중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