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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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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났구나!


BY 씀바귀 2005-04-20

꽃 피고 새우는 이즈음, 나는 봄바람이 나고 말았다. 살

랑살랑 불어오는 봄바람. 이렇게 좋은 날에 바람이 나지

않고 어찌 하누.

 

누구라도 봄날에는 사랑을 하고 싶어진다. 가슴이 물결

처럼 일렁거리며 자꾸 나를불러낸다.

 

품속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좀 부드러운가.

 

사랑이 봄날에만 하는것이냐고 묻지말라.  해마다  오는

봄이지만

이때가 되면 심한 봄 앓이를 하느라 입술이 부르튼다.

 

사랑할 상대를 찾으려는 새들의 날개짓, 천지에 만발한

꽃들이 내뿜는 향기도  벌 나비를 부르는 몸놀림이 아니

던가.

 

공원의 의자에 앉거나 풀밭에 앉아서 사랑의 밀어를 나

누는 연인들을 볼수 있다. 사람들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저 당당함!.

 

60년대에는 연인들이 만나 사랑을 나누기가 참 어려웠었

다.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장소가 최적의 장소였지만

쉽지 않았고 컴컴한 밤, 야산 으슥한 곳이나 큰 나무 뒤

에 숨어야했으니, 참 어려운 가운데 사랑을 나누었음이

다.

 

둘이 좋아 만나는 것인데도 철저하게 보안에 신경을 쓰

지 않으면 안 되었고 아주 친한 친구가 아니면 절대로 말

하지 않는 1급비밀이었다.

그런데도 비밀은 새어나가기 마련이라 들통이 나는수가

더러 있어서, 동네 우물가에선 그 집딸을 흉보느라 두레

박소리가 요란하였다. 연애하면 절대 못쓰는 인간으로

팽개치곤,'바람 난 그 집'딸과는 가까이 하지말라며 자기

네 딸 한테 단단히 단속을 하였다. 

 

딸 가진 부모네들은 연애질이나 하고 다니는 것이 무슨

 큰 죄라도 지은것처럼 안절부절하였다.

 

우리 동네 어떤 언니가 건너 마을 총각과 눈이 맞았을때

도 그 언니는 한동안  부모님의 구박(?)을 받았는데도 기

어히 시집을 가고야 말았다.

 

둘이 좋아 만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온 동네가 한동안 난리를 피웠으니... 

연애결혼하는것을 터부시하던 지난날. 연애결혼한 사람

이 더 잘살던데.

 

숫처녀, 숫총각들의 가슴속에 파고 드는 연정을 나누는

 게 무슨 대역죄인이 된것처럼 취급하던 그때.

 

영화처럼 아련하게 떠오른다.

 

연애사건이 자주 일어나도록 동네에 처녀, 총각이 많아

졌으면 좋겠다. 동네에 젊은이가 없으니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