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나는 웬만큼하지 않으면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난뒤에 시도때도 없이 울음이 솟구쳐 난처할때도 많았었다. 남의 장례식에 가서도 정작 돌아가신분을 생각해서 우는게 아니라 엄마가 생각나서 섪게 울다보니 오히려 상가집 사람들이 나를 달래는 꼴이 되곤했다. 5촌 아지매가 돌아가셨을때도 돌아가신 그분때문이 아니라 엄마생각때문에 육촌 언니오빠들보다 내가 더 큰소리로 울어서 오빠는 고맙다고 내 등을 토닥거려서 곤혹스럽기까지도 했으니.... 그 후로는 절만 하고는 얼른 나와버리거나 꼭 안가도 되는 상가에는 조의금만 부치고는 잘안간다. 메마른 여자처럼 슬픈이야기를 들으면 일부러 떨쳐버리고 가슴아픈 TV 장면도 일부러 비켜가기도 했다. 그러다가 수년전에 남편과 크게 다투고는 살아온 세월에 너무 서러워서 내리 3일을 내내 우는 바람에 처음에는 남편도 저러다가 말겠지 하다가 다음날도 또 다음날도 울고 있으니 겁이났는지 내 친구들을 부르고 친척들도 불렀지만,그치지 않는 내 울음에 모두 질려 결국 신경정신과까지 실려갔었다. 그 뒤로는 내 스스로 생각해도 독하다 싶을정도로 잘 울지 않는다. 아니.밀려오는 울음을 잘 삼켜버린다. 며칠전 내가까운 이웃아우가 죽었다. 훌쩍거리는 내 꼴이 보기싫음인지 남의 일에 뭐그리 서러워 하느냐는 남편의 눈총이 따가워 이불밑에서 소리죽여 울었고, 설겆이 하다가도, 빨래를 하다가도, 자다가 새벽녘에 깨어서도 울음이 솟구쳤고,장례식에서,화장터에서 주책스럽게 소리내어 얼마나 울었던지..... 울음을 그치고 나니 머쓱해질 정도였다. 그동안 다른일들로도 참았던 슬픈 마음들을 울음으로 마음껏 쏟아내어서 그럴까. 집에 와서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죄이는 느낌에 답답하였는데 오늘 부터는 거짓말처럼 가슴도,마음도 다 편해졌다. 아니면 망자가 내 슬픔까지도 다 가지고 가버렸음일까. 이제부터는 될수 있으면 슬픈생각들을 떨쳐버리고 나는 또 모진 여자가 될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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