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와 두살 터울인 딸애는 자라면서 꽤나 오빠에게 대들었다. 어질러 놓아 오빠를 야단칠동안 어느새 자기방을 말끔히 치워놓아 번번히 야단맞을일을 피해갔었고 딸애니까 아무래도 애살이 많아 아들놈보다 앞서가니 동생에게 은근히 기가 죽는것 같앴다. 동생을 한대 때려주고 싶어도 아빠,엄마 눈치 보느라 쥐어박지도 못하고 '어이구'하며 돌아서는 아들놈을 그래도 동생을 이뻐해주라고 구슬렸지만 때로는 내가 봐도 한대 쥐어박고 싶을정도로 얄밉게 오빠에게 대들때도 있었다. 딸애가 초등학교 5학년때인가 부엌에 있는데 또 둘이 티격거려서 내다 봤더니 아들놈은 주먹을 쥐고 차마 때리지는 못하고 씩씩 거리고 있었고 딸애는 엄마빽 믿고는 고개를 빳빳이 들고 고 야무진 입으로 쫑알거리고 있었다. 내가 봐도 조것이 너무 심하다 싶어 아들놈에게 한대 쥐어박아라는 눈짓을 하고는 뒷베란다로 숨어버렸다. 좀있으니 '퍽' '으~앙' '꽝' 문닫는 소리가 나서 봤더니 아들놈은 의기양양 손을 털고 서있고 딸애는 방에 들어가 섦게 울고 있었다. 아니, 살살 한대 쥐어박으랬더니 후크를 세게 한대 먹였나보았다. 속으로 '저놈이..' 싶지만 그래도 사사건건 대드는 딸애도 한번쯤 혼나야 된다싶어 모른척 했더니 그후로는 둘만 있으면 오빠에게 꼼짝을 못하는 거였다. 대학가서는 딸애는 기숙사에 있어 주말이 되면 군대간 오빠의 원룸에 간혹 들리는데 지 오빠가 외출나와서 벗어놓은 옷을 빨아놓으라고 동생에게 시키는것 같앴다. 세탁기도 없는데 동생을 부리는게 속으로 꽤씸하기도 하고 딸애가 안쓰럽기도 했지만 짐짓 모르는채 하였다. 신기한것은 툴툴거리면서도 어쩐일인지 딸애는 빨래도 해놓고 오빠가 어질러 놓고 간 방을 엄명(?)에 의하여 청소도 하는 모양이었다. 어제는 오전 11시쯤 딸애에게 전화를 했더니 난데없이 춘천이라기에 거기는 왜갔냐했더니 오빠가 소지품몇개 갖다 달래기에 정류장에서 오빠를 기다린다 했다. 왠일일까? 저렇게 말을 잘듣다니? 일요일이면 해가 중천에 있어도 일어나지 않을건데,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날보고 남편은 딸이 이제 철이 드나 보다 하지만... 아들놈은 일찍 강원도 골짜기에서 나섰는지 춘천 시내에서 동생에게 이른 점심으로(아침겸 점심) 춘천 닭갈비도 사주고 용돈도 한닢주고 동생을 서울가는 버스에 태워 보내고 부대로 돌아왔다고 보고를 했다. 가끔씩 아들에게 목소리를깔고는 " 이 세상에서 하나뿐인 니 동생이고, 부모가 안계시면 니가 보호자나 마찬가지인데 항상 동생을 챙겨야한다"고 엄포를 놓고는 했었는데 먹혀들어가는건지 모르겠다만 그래도 오빠에게 고분거리는 딸애도 동생에게 용돈을 주는 아들놈도, 가슴한켠으로 훈훈한 바람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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