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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을 뽑는다
BY 수련 2004-07-08
풀을 뽑는다
아니다 뽑아낸다
아니다아니다 호미로 파낸다
오늘 파내면
내일은 돋아나지 않겠지
묻어둔 창자속의 잔재가 끈질긴 잡초처럼
땅 위로 밀려 올라오는 아픈 기억의 상념들
허망스레 지나가는 빈 바람에
미욱한 가슴을 드러내고
천연스레 흘러가는 구름에 나도 실려간다
그래 오늘도 내일도 글피도....
돋아나거라 구태여 뽑아내지 않으리라
너도 살고 끈질기게 빌붙은 흔적도 살고
이름 모를 새의 울음에 허망스런 마음을
떠나보내고 돋아나는 풀을 바라보며
헛웃음을 흩뿌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