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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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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에서 (2)


BY 수련 2004-05-27

보라색 저고리 곱게 차려입고


수줍어 고개 다소곳한 그녀가 그리워


맨땅에 씨앗 한 웅큼 뿌렸다

 

올챙이들 개구리 되어 뛰어오를 즈음


연두 빛 작은 떡잎 두 개 살풋이 고개 내밀어


햇볕에 그을은 내게 눈 맞춤하는데


늘어선 풀들이 콧 등을 간들거린다

 

줄 하나에 묶여 언덕 위 빈 밭을 지키는


누렁이 서럽게 울어대는데    

       
도라지꽃 한 송이 기다리며  풀을 뽑는


忍苦의 生,  우지마라 누렁아

 

도라지꽃 피는 날 나와 함께

 

바람같은 들녘을 뛰어가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