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마다 청소하시는 분이 계시다.
우리아파트..아니 우리 라인에도 청소하시는 분이 계시다.
청소하시는 모습을 뵈면 바지런하시고 말수도 적으셨다.
어쩌다 인사하면 반겨 맞으시고 웃음을 띄우신다.
나 보다야 좀 더 세월을 살아오신듯하여도
웃음만큼은 늙지 않으셨다.
고마움이 늘 있어도 말로는 전하지 못하였다.
그러다 며칠전 귤을 봉지에 담아 드렸다.
물론 많은 양은 아니었다.
너무 고마워하셨다.좀 쑥스러웠다.
그러다 불현듯 생각이 나서 전화번호를 달라고 하였더니,
왜그러냐 물으시기에 보고싶을때 전화 드리려고 한다고 말씀드리니 ㅎㅎ
그럴 일이 있겠냐며 그러시기에 사람일은 모르는거라며 말씀드리니..
흔쾌히 알려주셨다.
그러고 며칠 지난 어제..
외출 하던 중에 뵙고 인사드리니 뭔가를 물어보신다며,
만든 비누를 쓰겠냐고 하기에 왜그러냐 여쭈니,쓰면 주겠노라고 하셨다.
주시면 쓰겠다고 ㅎㅎㅎㅎ 말씀 드리니 내일 가져다 주겠다고 하시기에
고맙다고 말씀 드렸다.
더군다나 만든비누면 폐식용유로 했을텐데...
손수 만드신거라면 더우기 고마운일이 아닌가..
외출해서 돌아오니,
문앞에 하얀 봉지에 두루뭉실한 비누들이 서로 얼싸안고 있다.
댁으로 전화를 드리니 안받으신다 어디 다른곳에서 볼일을 보시는가보다.
내가 좋아하는 동화중에 그런 이야기가 있다.
사자가 쥐에게 도움을 주니 쥐가 언젠가 도움을 주겠노라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난 처음에 그 귀절을 읽으며 헛웃음을 토했다.
얼마나 우스운 이야기인가,
몇십배(?)나 커다란 사자가 과연 쥐의 도움을 받을일이 있겠는가....말이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서 생각해보니,그럴듯도 하였다.
사람의 일도 참으로 묘해서 그 모든것을 장담하기 어렵다.
사람은 누구나 다 소중하기에..
잘난사람만 소중함도 아니고,
명석한 사람만이 중한것도 아니며,
귀한 일을 하는 사람은 태어날때부터 따로 정해져 있는것도 아니다.
내가 지금 곁에 두고도 의미를 모르고 지나치는 사람들..
그들이 내게 얼마나 소중함을 안겨줄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그들이 결코 내 가진것 가지지 않았다해도
내 가지지 않은것으로 내게 기쁨과 위안을 줄 수 있음을.....알것 같다.
소중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소중한 사람만이 쓰임받는 것은 아니다.
생명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이면,
흠이 있어도,부족하여도,불완전한 모습일찌라도,
그들만의 가치가 있음에 모두가 소중하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