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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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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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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관식


BY 캐슬 2004-08-05

 

 

  새벽같이 일어나 도시락을 쌌습니다.

 

아들이 좋아하는 소고기를 재면서 아들의 입맛이 그새 달라진건 아닐까?

 

하는 걱정을 잠시 했습니다

 

 크래미를 구우면서 아들이

 

'크래미만이 진정한 맛살입니다 어머니'

 

하던 아들의 목소리를 생각했습니다.

 

지난 밤 미리 준비했던 꽃다발이 너무 더운 날씨 때문에 시들어버려 속이 상했습니다.

 

 차가 진주를 지나 문산 공군교육사령부에 이르자 정문 옆에

 

 '임관을 축하한다'

 

는 플랭카드를 보며 아들을 볼 수 있다는 기쁨에 우리 세식구는 흥분하기 시작했습니다.

 

똑같은 정복을 입은 군인들이 줄을 맞추어 지나갑니다.

 

누가 누군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미리 와 있던 여동생이 갑자기 큰소리를 치며 뛰기 시작했습니다.

 

"동주 저기있다. 동주야~"

 

군인들의 대열을 따르며 큰소리를 치자 아들녀석과 동료들이 엷게 웃어 보였습니다.

 

용감한 이모 때문에 모두 하하 웃었습니다.

 

안경까지 쓴 눈 나쁜 이모가 엄마보다 조카를 잘도 찾아내어서 모두들 깜짝 놀랐습니다.

 

 임관식이 시작되었습니다.

 

끝없이 푸른 잔디위에 1200명의 일반 병들의 축하를 받는 임관식 이었습니다.

 

별이 4개나 떴다고 모두 긴장하는 임관식은 화려하고 절도있는 행사여서 우리 모두는  압도

되어 버렸습니다.

 

로보트처럼 움직이는 아들들을 보면서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새어 나옵니다.

 

전 한편으론 저렇게 일사불란하게 움직일려면 얼마나 연습을 했을까를 생각했습니다.

 

30몇도를 오르내리는 불볕더위 속에서 흘렸을 임관자들의 땀의 댓가라 생각하니 콧등이 시큰거렸습니다.

 그냥 가만히 서서 아들들을 바라만 보는데도 습한 더위로 숨이 턱에 받쳐왔습니다.

 

임관식의 하이라이트는 아마도 계급장 달아주기가 아닌가 합니다.

 

부모님이 계급장 달아주기를 하기위해 잔디위 아들에게로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 졌습

 

니다.

 

얼른 뛰어가 아들에게 수고했다고 등을 토닥이니 아들은 빳빳한 부동자세로

 

"'괜챦습니다!'

 

라고 소리칩니다.

 

그 소리가 '힘들었습니다'라고 제게는 들립니다.

 

임관식이 끝나고 2부순서가 있다고 안내방송이 있었습니다.

 

갑자기 임관자들이  노래를 일사불란한 동작과 함께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뭐야. 어어...'

 

그러는 사이 노래도 동작도 멈추더니 임관자들의 모자가 하늘을 향해 날아 올랐습니다.

 

TV에서 가끔 보았던 마지막 장면 이었습니다.

 

이렇게 아들의 임관식이 끝났습니다.

 

아들은 4박5일의 임관휴가를 받았습니다.

 

아들의 얼굴엔 참 오랫만에 평화로운 여유가 보입니다.

 

2박3일의 특박때와는 사뭇 다른 여유가 보입니다.

 

아들의 평화와 행복이 제게도 기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