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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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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디,,,웃기고 있네.


BY 다정 2004-04-17

화창한 봄날에...코끼리 아저씨가 가랑잎 타고서

내가 좋아하는 노래의 한 구절이다.

고래 아가씨랑 코끼리 아저씨가 첫눈에 반해 결혼을 했다는 그 가사

젓가락을 들고 부침개 한쪽을 입에 넣던 딸이 그런다.

..엄마..코끼리는 아저씨인데..고래는 아가씨지..그럼 그  둘이는 어떤 사이야?..

환장햐..

 

모처럼 비음 섞인 목소리로 전화를 하니 남편은 기다렸다는듯이

집으로 오고

나만 좋아하는 콩나물 밥을 차려 주니

둘의 표정이 쏴아 하니 영 그렇지만

그래도 맛만 좋은데.

 

2년째 담배를 끊어 가고 있는 남편은 그 이후로 식탐이 늘었다.

배 둘레는 만 이천원 정도 하는 수박 크기이고

늦은 시간 밤참을 먹는 아이의 것을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바라 보기를 꺼려 하지 않고

수저 놓기가 바쁘게 쇼파에 비스듬히 누워 리모콘은 못 살게 군다.

마악 나머지의 밥을 먹으며 그 모습을 보려니 괜히 열이 뻗길래

..제발..텔레비젼 좀 꺼 주소..

대신에 청소기 좀 돌려 주면 이쁘겠다 했더니

평소와는 달리 시큰둥하게 말을 받는다.

그것까진 좋다 이거야.

이리저리 이를 후비던 이수시개를 변기에 버리는 것이 아닌가.

그 변기가 어떤 변기인가.

휴지가 조금만 뭉쳐도 한꺼번에 물이 위로 쑤욱.

시원스럽게 내려가는 것을 포기한 그야말로 근무태만인 변기인데

녹말 이수시개도 아니고 나무 이수시개를 넣었으니

조만간 또 손을 봐야 할 것이고

궁시렁거리며 한소리를 했더니

갑자기 청소기를 든다.

피곤한 사람을 쉬게도 안한다고 좀전에 그러지만 않았어도

그냥 둘 것인데

그냥 두라고...한 소리 했더니

그 입에서 그러네.

...또 그 쓸데없는 고집 나온다..성질 하고는...

 

발 닦는 수건으로 입 닦는 것 까진 내가 봐 준다 치자

변기에 아무거나 넣기

아이 약 올려서 괜히 성질 내게 만들기는 그저 봐 주기엔 아직 수양이 부족한지.

 

날은 좋고

문디..어제 부터 운동을 시작했는지

아침부터 나 들으라고 그러는지

..어제 너무 무리했나..

종아리를 이리저리 만지고

허리가 뻐근하다느니..

저 남자의 어디가 좋았나

내가 돌았지

내 성질이 이만하니 이 정도 살지, 안그럼 벌써 집 나갔을기다..

그러는데

문디....

정말.....웃기고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