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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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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풀꽃외


BY 今風泉 2003-08-01

1. 바람풀꽃
 
바람 물고 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어
홀로 핀거야

너무 많은 걸 알기 싫어
듣고 싶지 않아
홀로 핀거야

고백하고 싶은 말들을
길이 참느라
눈길 없는 자리에 핀거야

연모의 혼
님이 돌아보지 않아도
기도로 품어 핀거야  

돌밭 위에 뿌리를 박고
아픔을 환희처럼 간직하고 싶어
그리 핀거야 바람풀꼴

밟히는 추억의 그리움
비바람에 씻으며 살고 싶어
바람풀꽃 그리 핀거야

 

 

 

 

 

 

 


2. 하늘새 꽃 
 
 
 
하얀 겨울
눈내린 광야에
빠알간 깃발 세워
죄같은 바람을 빗질하며
피는
믿음의 꽃

아무도 깨지 않은
곤한 새벽
잠자는 새를 깨워
벌레잡이 길
밝히는
소망의 꽃

오로지 하늘
날마다 하늘 색
믿음 소망 사랑
구원을 그리며
피는
순결의 꽃

하늘새 피나 안피나
눈내리는 새벽
혼자 걸으면
함박눈 노래로
피는
하늘새 꽃
 
 

 

 

 


3. 아픔으로 자라는 풀
 
바람 앞에 등불처럼
꺼지려는 연약한 몸
언제 그리 푸르렀더냐
그리움이 되는 날

아파 아파 너무 아파
숨소리도 기침이 되어
가슴을 울리는 밤
머리에 얹을 물수건도 없네

혼자
아픔에 기대어 눈 감으면
그래도 아직
나를 지키시는 분 계시잖아

풀이 자라
잡초인줄 알았던 풀이 자라
꽃이 되었으면...
믿음의 열매를 맺었으면...

깊은 밤
홀로 아플 때
막다른 골목에 물주시는 분
은혜를 먹고 자라는 풀

기적과 이사와 표적과
생명과 소망과 능력과
사랑과 자비와 은총으로
풀이 꽃이고자 자라는 풀

 
 

 

 

 

4. 외로움에 귀를 대고
 
외로움은 그리운 거

나무가 침묵하는걸 보니
땅이 얼은거다
바람이 북에서 부니
님은 아직 잠에서 깨지 않으셨다

인내를 키우느라
침묵하는 산야
아이를 낳을 수 있게
젖몽울이 아픈 소녀처럼

겨울에는 혹 마음이
쓸쓸해 견디지 못하는
외로운 사람들
그런 사람이 참 좋다

바다 같은 찻잔을
마주 놓고
강물 같은 마음을 그 바다에
흘러 보내면

얼어 붙은 땅
저멀리서 녹혀오는 소리
서로 가슴에 귀대고 들어 본다
사랑, 사랑이야 저기 오는건...

외로움은 아름다운 거

 
 

 

 

 


5. 종탑 위에 펄럭거리는 예수님
 
빈들에 침묵하라 깃발
꽂히고
하늘로 부터 사랑이 내리려나
눈이 오려나

얼어 붙는 땅을 애처러히 바라보던
햇살 한줌
담장 밑에 웅지를 틀고
마지막 잡초 하나 지키시네

춥지 않니?
서울 대합실에 가보세요
풀처럼 누운 노숙자가
넘 많아요

모두들 아파트에 사느라고
추위를 몰라요
강아지 밥사는데만 분주하지
풀꽃하나 신음하다 죽는걸 아나요

복음 백년!
난처한 예수님이 지팡이를 짚고 걸어가시다
교회 십자가 네온 종탑에 걸려
펄럭거리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