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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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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실력


BY 낸시 2020-11-20

아들 앞에서 남편이 학교 다닐 때 국어 실력이 좋았다고 점수 자랑을 했다.
남편의 국어 점수가 좋았던 것은 나도 인정한다.
우리는 2년 넘게 같은 교실에서 공부를 했고 남편은 전 과목 일등을 놓친 적이 없다.
그런데, 남편의 말을 듣던 아들이 그런다.
"아빠 국어 실력은 시험지용이야?
국어실력 좋은 사람이 어찌 우리하고는 대화가 안돼?"

어제도 우리는 의사소통에 실패했다.
집에 오려고 준비 중인 내게 남편이 말했다.
"20명이 동시에 주문을 한다고 하니 집에 가지 말고 당신이 좀 도와줘."
그 말을 듣고 나는 부엌에서 무엇을 미리 해둘까 살피고 있었다.
마침 다른 주문이 들어와  20명 주문과 시간이 겹치지 않게 서둘러 만들어내었다.
그런 내게 도와달라는데 뭐하느냐고 남편이 짜증을 낸다.
열심히 하고 있는데 무슨 소리인가 싶어 앞으로 나갔다.
그리고 알았다.
카운터를 보는 레이나가 전화로 손님과 이야기 중이었다.
부페식으로 하고 싶다는데 레이나는 아직 경험이 적어 쩔쩔매고 있었던 것이다.

20명이 동시에 주문을 한다, 집에 가지 마라, 당신이 도와주라, 이런 말 대신에
전화로 손님하고 이야기를 해보라, 했으면 얼마나 쉽게 의사소통이 되었을까.
남편과 살면서 늘 느끼는 것이지만 말은 많이 하는데 소통은 안된다.
다른 사람이 묻는 말에도  동문서답이 많다.
예를 들어, 여보 이것 어디서 샀어? 하고 물으면 얼마에 샀다고 말하는 식이다.
아니, 어디서 샀느냐고? 다시 물으면 언제 샀다고 말한다.
결국  묻기를 포기하거나 짜증을 내게 된다.
짜증을 내면 자기도 화를 내니 싸움이 되기도 한다.
남편은 분명 국어점수가 좋았다.
내가 누구보다 잘아는 사실이다.
그 좋던 국어실력이 어찌 살아가는데 도움이 안되는 것인지 정말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