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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냄새


BY 낸시 2020-10-30

전에 같은 교회 다니던 노인들이 식당에 손님으로 왔다.
오랫만이다, 칠 팔 년은 된 것 같다.
제법 시간이 흐른 것 같은데, 외모는 그닥 변한 것 없이 여전해 보인다.
이민자로 사는 대부분의 한국 사람은 영어가 서툴다.
한국에서 고급인력이었어도 서툰 영어 때문에 여기선 전문직에서 일하는 사람이 드물다.
이 분들은 달랐다, 공부도 여기서 하고 전문직에서 일하다 은퇴하셨다.
나이는 들었어도 겉모습에서 우아함이 느껴지는 멋쟁이들이시다.

은퇴하고 바쁠 것 없는 분들이어서 식당에 오래 머물다 가셨다.
코로나로 손님이 많지 않으니 오래 있어도 불편할 것은 없다.
그런데 슬슬 불편하고 다른 손님들 눈치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 중 한 사람에게서 심한 노인냄새가 났기 때문이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나까지, 아니 식당까지 불결하다고 손님들이 오해할 것만 같다.
어찌나 심한 지, 오륙 미터 떨어진 카운터에서도 냄새가 느껴진다.

내 나이가 늘어나는 만큼 주변 사람들도 나이가 들어간다.
노인냄새를 피우는 사람도 늘어난다.
특히 한국 사람들에게서 노인냄새를 많이 맡는다.
식당을 하니 수많은 사람을 만나지만 여기 노인들에게서는 그리 심한 냄새를 못 느꼈다.
여기 사람들 노린내가 난다 하지만 향수 냄새는 맡았어도 노인냄새를 맡은 기억은 없다.
어찌 유독 한국 사람에게서 노인냄새가 날까.
물론 냄새가 나지 않는 한국 노인도 많다.

노인냄새라면 내겐 익숙한 냄새다.
어머니 아버지도 돌아가실 무렵에 냄새가 심하셨다.
시어머니 아버지가 여기 오셨을 때도 머무시던 방에서 같은 냄새가 났다.
주변의 나이들어가는 사람들에게서 이제는 흔히 맡게된다.

나는 할 말 못하고 사는 사람은 아니다.
냄새가 나면 난다고 말한다.
식도암으로 임종을 기다리는 어머니에게는 차마 말을 못했지만 아버지에게 말했다.
내 말을 듣고 아버지는 말해줘서 고맙다셨다.
아무도 말하지 않아 모르셨단다.
시부모에게도 냄새가 나니 목욕을 자주 하시라 말씀드렸다.
그 후 냄새가 사라졌다.
주변의 냄새나는 지인들에게도 냄새가 난다고 말한다.
냄새가 없어지면 어떻게 했느냐 묻는다, 샤워를 자주한다는 것이 답이다.

식당을 찾아 준 멋쟁이 손님에겐 그닥 친하지 않아 직접 말하진 못했다.
대신 부인에게 말씀드렸다.
아니나 다를까, 남편분이 땀을 흘리고도 샤워하길 싫어하신단다.
딸이 날더러도 가끔 냄새가 난다고 그런다.
나도 샤워하기 싫은데, 싫어도 자주해야겠다.
 
나이 들면 한가하고 편해지는 줄 알았더니 내 몸 관리하는 일이 점점 늘어난다.
노안도 근육이 늙어 생기는 것이라니 눈운동을 해야 하고
입이 마르니 혀 운동을 해서 침샘도 자극해야 하고
팔 다리 허리 근육도  열심히 움직여야 덜 쇠퇴한다 하고
이제 노인냄새까지 나서 샤워도 더 자주해야 한단다.
노인이 되면 자기 몸관리에  할 일이 많아지니, 은퇴하고 그거나 열심히 하라는 뜻인가...
암튼 나이들면서  몸 관리 할 일이 점점 늘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