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나 갈때마다 자주 만나는 여자가 있다. 나보다 2살이 많고. 그냥 평범하고 수더분하게 생긴여자.
알고보니 그집 아들하고 울아들하고 동창이더라 같은 초등학교를 나왔길래 물어보니 동창생였다.
울 아들에게 이름을대고 물어보니 안단다, 서로 친하게 지내진 않았어도 같은학교 출신이니 아는거지.
이 여자도 나처럼 전업주부고. 남편은 실내 인테리어가 직업인가 보더라 여자가 악한 인상은 아니고
소탈하고 편하게 생겨서 만나면 그냥 안부 몇마디 물으며 아는척 하고 지내는 정도이다.
지난주에 갔을때 얘기들으니 남편이 편도암 초기라서 수술을 앞두고 있다더니 어제 마트에서 우연히 만나서
남편 수술은 잘됐냐고 물어보니..수술하려 막상 열어보니 편도암 초긴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단다.
편도암 3기라고 판정받고 며칠전에 수술하고 중환자실에 있는데 오늘이나 내일 일반 병실로 옮길거 같다며
어제 나도 길건너 동네에 울집에서 한참이나 걸어서 가야하는 마트엘 가서 우연히 만나서 소식을 들었다.
여기 마트가 생필품이 싼게 많아서 내가 가끔 한번씩 이용을하는 마트이다,
내가 들어도 심란하고 그런데 당사잔 오죽하겠나. 나보고 어제 그런다. 속썩이고 그럴땐 아주 꼴보기싫고
때려 죽이고 싶더니만..ㅎ저렇게 병실에 하루 아침에 중환자가 되어 누워 있는걸보니 불쌍한 생각이 든다며
그런게 부부인가 보다고, 어쩌겠냐며 한숨을 쉬길래 맞다고 마울땐 절천지 웬수같은게 부부가 이나겠냐고,
그여잔 살것을 다 샀는지 나보고 볼일 보고 가라며 먼저 간다고 떠나고 나도 얼른 쇼핑을 끝내고
물건을 배달 시키고 걸어서 집으로 오면서 맘이 심란하고 당장 가장이 저러고 누워있으면 얼마나 기가막힐까
이런저런 생각에 결코 남일같지가 않더라. 가끔 얘기 남들하고 하는거 들어보면 그집 남편이 속좀 썩였나보데
암튼 금술좋은 부부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래도 어쩌겠나 아파서 누워있으니 밉든 곱든 새끼낳고 살아온
남편이니 그래도 쫓아다니며 챙겨줘야지. 중환자실 면회가서 보니 완전 중환자가 다돼 있더란다.
건강하던 사람이 하루 아침에 저리되고보니 ..심란하고 걱정스럽고 기가막힐테지. 보험은 얼마나 들어놨나,,
병원비에 당장 남편이 돈 못벌어오니 생활비며 어디서 충당할지 내가 다 심란 스럽던데..
그집도 형편이 잘사는 집은 아니던데 집도 전세살고 내집도 아니고 여자도 돈벌이도 없지,,
나도 전업주부다보니 옆에서 보는 입장에서 많이 걱정스럽다, 산입에 거미줄이야 안친다지만...ㅠ
암튼 어느 집이던간에 집안에 중환자가 없어야하고 우환이 없어야 한다는게 나의 지론이다.
더군다나 가장이 하루 아침에 드러눕게되면 정말 눈앞이 깜깜해 질거같단 생각이다.
얼른 건강해지고 그래서 퇴원하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사람 죽으란 법은 없대니까 잘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