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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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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장병 아저씨께


BY 마가렛 2019-10-01

국군아저씨 안녕하세요?

추운겨울에 우리나라를 위해 수고하고 고생하는 

국군아저씨께 정말 감사드려요.

저희는 아저씨 덕분에 따뜻한  방에서  편하게   잘지내 있는데 얼마나 고생이 많으세요...



초등학교 시절 그때는 국민학교 라고 했었지.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우리반 모두에게 국군장병 아저씨께  편지를 쓰라고 편지지를 나누어 주셨다.

비슷비슷한 문장에 살을 좀 붙혀서 쓴 편지와 위문품과 함께 자매결연을  맺은 부대에 보내준다.

잊을만하면 내가 보낸 편지를 받은 국군장병 아저씨가

답장을 멋진 필체로 보내주셨지.

답장을 못받은 친구들은 이게 또 부러운지 한번씩 돌아가면서 보자하고 끝내는 선생님이 읽어주신 기억이

추억의 한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그런데 편지를 쓴다는게 은근 재미있었다.

나도 답장을 보내고 국군아저씨도 기다렸다는 듯이

답장을 보내고  그러기를 몇 번 했었나보다.

어느날  국군아저씨의 편지에서  휴가를 받았다며 내가 너무 보고싶다며 한번 만나자고 한다.

그런데 덜커덩 겁이 나고 엄마몰래 나쁜 짓을 하다가 걸린 아이처럼

괜히 국군아저씨를 만나면 안될 것 같아 일부러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

그래도 국군아저씨는 묵묵히 편지를 몇 번 보내더니 비로소  나중에는 마음을 접었는지  편지를 보내지 않았다.



-잠도 오지않고 마침 10월 1일이 국군의 날이라

옛생각에 몇 자 적어보니 나도 어린시절에 재미나게

순수하게 잘 보냈나 보다.-



펜팔도 했었다.

여학생잡지 퀴즈에 당첨이 되어 잡지 뒷면에

주소가 적힌걸 보고 생각지도 못한 편지가

우리나라 곳곳에서 날라오는데 그많은 편지중에서

나름 선별을 해서 답장을 보낸 기억도 새록새록 하다.

충청도와 제주도 친구를 펜팔로 사귀다가 학업에 보다 충실하자는 이유로  끝맺음을 했었는데 

그때 그편지들이 있었다면 우리 아이들에게도 보여주면서 엄마의 어린시절을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즐거웠을텐데 물적 증거가 사라졌다.



남편과 연애할 때 받은 편지는 아직도 잘간직하고 있다.

언젠가  딸에게 보여주니 목젖이 다보이도록 까르르 웃으며 편지내용이 닭살이 돋는다고

남편에게 장난을 치니, 남편이 의연한 척하는게 더 재미있어 우리는 한참 웃었다.



아날로그  감정이 물씬 풍기는 편지를 언제 써 봤던가?

아들 군대생활 할 때 제법 쓰고 이따금씩 멀리있는 딸에게 이쁜편지지에 안부편지를 썼다.

그리고 생일날 카드에 하트날리며 몇 글자 적어 보내는게 고작이니 예전만큼 감성도 많이 사그라졌다.

그래도 내 서랍엔 이쁘고 고은 엽서 몇 장과 편지지가 언제나 나를 기다리고 있다.



가장 가을같은 10월에 내가 사랑하는 가족에게 친구들에게 손편지 한 번 써 볼까?♡

 
국군장병 아저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