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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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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정하기


BY 시냇물 2019-07-09

오늘 낮에는 남편과 모처럼 외식(?)을 다했다

원체 나가서 먹는 걸 좋아하지 않는 탓에 어지간해서는 외식을 안하는데 오늘은 내가

제안하여 나가기로 한 것이다

아침에 남편의 전화기로 전화가 왔다 평소 전화 올 데가 거의 없으니 전화기는 아무데나 팽개쳐 두고

다니기 일쑤인지라 벨이 울려 마침 내가 받았다

상대방은 남편 목소리가 아닌 여자 목소리가 들리니 잘못 걸었는지 알고 당황해 끊으려 하기에

안심을 시키고는 옥상에 있는 남편에게 전화기를 넘겨 주었다 남편이 40여년 째 하고 있는 유일한

모임이 하나 있는데 그 멤버 중 서울에 있는 몇분끼리 만나기로 했다 한다

그러면서 장소는 남편에게 정해서 다시 연락을 해달라고 했다 하니 남편은 그야말로 큰 숙제를 떠안은 것이다

평소 미식가라서 여기저기 맛집을 알고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분들 역시 70대라는 나이 탓에

어디 장소를 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보니 서로가 만날 장소 정하는 게 큰 숙제임엔 틀림이 없었다

우리 동네 음식점들이라야 동네 특성상 젊은이들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보니 노인들이 편하게

식사하고 담소라도 나눌 공간이 막상 찾으려고 보니 딱히 마땅한 데가 없었다

나라도 도움을 주려면 모이는 멤버의 특성을 알아 적당한 데를 골라야 한 끼 식사라도 즐거운 분위기에서 할 수 있겠다 싶어

물어보니 특히 한 분이 말로는 자기는 아무거나  다 잘 먹으니 괜찮다고 하면서 정작 음식점에 가서는 입에 안 맞아 금방 수저를

놓아 버리곤 해서 지난 번 여행에서도 음식 시킨 사람이 민망했던 적이 있다며 선뜻 메뉴 정하는 것도 어려워하였다



부담없이 어른들도 즐기는 모밀소바집은 어떠냐고 하며 마침 남편도 여름엔 소바를 자주 먹기에

사전답사차 함께 가느라 내가 지나치다 본 소바집으로 안내를 하여 가게 된 것이다

나도 지나치며 보기만 했지 들어가 먹어본 것은 아니라서 맛을 확신을 할 수 없으니 겸사겸사 한 번 가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어 권하니

남편도 그게 낫겠다 한다

집에서 한 10여분을 걸어 가보니 때마침 점심시간이라서인지 자리마다 사람이 꽉 차 있고 우리처럼 나이 든 사람도 제법 많길래

괜찮을듯 싶었다 그런데 먹고 나면 오래 앉아 얘기라도 나눌 분위기는 안 되는 게 좀 걸렸다 이왕 나온 길이니 몇 군데 더 찾아보기로

하고 둘레둘레 주변를 살피며 걷다보니 회와 초밥도 먹을 수 있는 집이 눈에 띄었다

밖에서 들여다 보니 방도 따로 있어 편하게 식사 하며 담소를 나누기에 괜찮을 거 같아 미리 예약을 하자니 다른 분들한테 물어봐야 한다며

일단 전화번호만 메모하라고 한다

에휴, 뭐하나라도 도움을 주려하니 그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결론은 못 얻고 그냥 집으로 오며 자기가 유일하게 알고 있는 모임 때 가는 그 한정식집으로 가는 게 낫겠다 하길래

그러라고 하였다

참  뭐가 이리 어렵담



덕분에 나만 모처럼 외식했으니 원님 덕에 나팔 분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