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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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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중인격자


BY 마가렛 2019-04-07

나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갑자기 철학의 세계로 빠져든다.
곰곰히 한참을 생각해봐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내가 나를 모르는데 어찌 내가 너를 알겠느냐? 이런 비슷한 노랫말에 나는 격한 동감을 한다.
사람은 유전적인 요소와 환경적인 요소로 성격이 많이 좌우된다.
나 어렸을 때, 무지 온순하고 착한 아이였다.
엄마가 작은야단이라도 칠 테면 눈물부터 뚝뚝흘러 울보라는 별명을 안고 살았던
아픈 기억이 있다.
학창시절엔 소심했지만 착하고 성실한 편이었고,때론 대범한 짓을 한 번씩 질러댔기에
그냥 친구들과 원만하게 잘지낸 편이었다.
나의 첫인상은 보는 사람마다 조금씩 달라 좋은 편에 손을 들어 주는 나의마음에
역시 인간은 이기적인 마음이 바닥에 깔려있음을 새삼 느낀다.ㅎ
직장을 다니면서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란 말에 급동감을 하면서
동료들과 희로애락을 즐겼고, 이왕이면 배려라는 단어를 선택하니
동료나 상사들에게 꽤 인정을 받은 성격이다. 가끔 손해를 감수하면서 하는 행동에
어쩜 인정받기 위해 그랬나 싶다.
결혼을 하면서 성격이 조금 바뀌어지는 걸 보면서 역시 환경적이 요인이 성격에
많은 부분을 차지한 다는 것에 때로는 놀라고 때로는 조금 억눌러 살고 있다는
생각에 시부모님과 사는게 그냥 핵가족만 사는 것과는 참 다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번에 결혼식과 제사가 겹쳤을 때 난 나를 시험대에 올렸다.
이전같았으면 결혼식장에 가야할 일과 제사가 같은 날에 있었으면 당.연.히 결혼식에는 불참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젠 내가 꼭 제사를 위해 가야 할 결혼식장에 참석을 못한다면 두고두고 후회와 화가 날 것 같아
그리고 내가 맏며느리지만 큰집에서 모셔야 할 제사를 아버님이 모셔와 내가 지낸다는 게
어찌보면 나의 도리는 이제껏 할만큼 했다는 이기심에 발동이 걸려
내가 제사를 지내기 위해 시집을 간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어 큰 용기를 내어
둘다 하기로 결정을 하고 실천에 옮겼다.

남편도 내말에 동의를 했고, 아버님은 조금은 당황한 표정이셨지만 곧이어 평정을 찾고
당신도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눈치셨다.
결혼식은 잘 다녀왔다. 결혼식 문화도 점점 달라지는 행사 중의 하나로 트리오의 멋진 화음과,
신랑이 축가도 부르고,
신랑, 신부 부모님이 주례를 대신하여 소박하고 진심어른 마음으로 신랑,신부에게
사랑의 편지를 읽어주니 보기가 좋았다.
조금은 바쁘게 움직이니 제사도 무난하게 준비했고, 동서들도 도와주어서 흡족했다.
참석 못하는 둘째동서에게도 나물을 부탁했더니 서방님이 가져 오셨고,
막내동서도 예쁘게 부침을 준비해 왔다.정성이 보이는 부침이다.
이번일을 계기로 성격은 자기가 만드는구나 싶기도 하고,
마냥 순종하고 착한 며느리가 아니라는 걸, 나도 내가 해야 할 일은 꼭 해야 된다는 것을
비춰 줌으로써 나뿐만 아니라 우리가족에게 나의 변한 성격을 보여주니
스트레스도 줄어들고 마음이 오히려 가쁜하고 맑았다.

햇살이 좋은 주말아침,
대추와 배를 넣어 푹 끓인 차를 한 모금씩 음미하며 자판기를 두드리니 토닥 거리는 경쾌한 소리가
좋은 음악처럼 들린다.

*수국종류도 다양한데 '별수국'도 예쁘고 눈길이 가는 꽃이다.
나는 다중인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