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날씨가 이리 요란한지 비도 모자라 천둥에 번개까지 한세트기 되어 힘차게 으르렁거린다.
이런 날엔 외출을 자제해야 되는데 꼭 이런 날엔 나갈 일이 생기는 머피의 법칙이 숨어있다.
산타루치아!!~~~음악을 들어며 벌써 내린 커피 두 잔을 들이켰다.
다행이라면 머그컵이 큰사이즈는 아니다..
벌써 바닥이 보이는 머그컵을 멀리 놔두고 자제의 뜻을 몸으로 말한다.
커피를 즐기는 것도 좋지만 모든지 넘치면 모자란만 못하는 거지요..
방송에서 지긋히 나이든 부부가 2주간 단둘만의 여행을 떠난다는 사연이 소개되었다.
아내의 이름을 부르면서 화이팅 하는 목소리가 참 달달하게 들린다.
진행자도 참 멋지게 산다고 한마디 하는데 나도 그부부가 좋아보인다.
우린 부부사이에 호칭이 딱이 정해지지 않아 여보, 당신은 한 번도 말한 적도 들은 적도 없다.
어쩌다 쓰는 호칭이
'자기야'다.
어른들이 들으면 혀를 끌끌 찰 일이지만 처음부터 어른을 모시고 살면서도
여보, 당신이 입밖으로 나오는게 어색했다.
남편이라도 그호칭을 사용했으면 나도 슬며시 젖어 들었을텐데 남편또한 나따라 "자기야"로 나를 부른다.
젊은부부들은 '오빠'라고 잘들 부르는데 '오빠'라는 단어는 남편에게 연애할 때도 사용해 본 적이 없는 단어다.
여자형제가 없는 남편으로선 듣고 싶은 단어였을 텐데...
아무개씨~하고 부르다가 결혼을 해서 한이불 쓰고 사는 사이가 되다보니 '오빠'라는 호칭을 나도 못 불러봤네.
이제라도 한번 불러 봐 줄까 "오빠~~"
혹시라도 이쁜 짓을 하면 불러줄까 생각 중이다.
그러고보니 우리 남편도 나에게 이름을 불러준 적이 언제였나 싶다.
연애할 때는 간지럽게 연애편지에 내이름을 종종 써가며 아름다운 비유법으로 잘도 쓰떠니만
결혼해선 땡!이다.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아내의 이름은 커녕...
자기야도 아니도...
그냥 본론으로 들어가면 끝이다.
나도 문제다.
이젠 애교스러운 나이도 아니지만 남편에겐 애교가 없는 아내다.
밖에선 사람들이 남편에게 애교가 많을 것 같다며 오해아닌 오해를 하는데
참으로 남편에게 애교있는 아내가 아니다.
남편은 그런 여자를 바랄텐데 그것또한 마음대로 안되네..
오늘의 날씨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