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니 비가 내린다.
봄소식 전해주려고 내리는걸까
울아들 1학년때 짓던 비라는 시 처럼
비가 내린다
구름이 엄마한테 혼이 났나봐
비가 내린다.
내가 좋아하는 비가 내린다.
비가 내리는 날엔 혼자 있음이 좋다
텃밭 상자에 뿌려 놓은 작은 씨앗들이 좋아라 춤을 추는 것 같아 좋다.
콘크리트 바닥에 초록 잎으로 수를 놓아주어 또 좋다.
종일 토록 비를 맞아도 왜 그리 행복할까나
지붕에서 쏟아지는 양철 물받이 밑에 플라스틱 그릇을 놓아두면
흘러 내리는빗물이 모아져 강물을 이루듯 첨벙 첨벙 좋아서
빗물하고 친구하며 논다.
흘러 내리는 빗물에 양말도 빨고 걸레도 빨고 어린 아이 처럼 물장난을 친다.
나이를 먹어도 우리 맘은 환경에 물들어 웃음을 자아내고 행복을 찾아낸다.
내어 놓은 꽃나무들이 춤을 춘다.
내 마음을 안고 바람에 흔들리며 춤을 춘다
혼자웃는 웃음이 아니고 앞산에 까치며 참새들도 좋아라 지저귄다.
하늘이 가까워 행복하고
하늘이 하늘 만큼 크게 바라볼 수 있어서 행복하다
아침이면 옥상에 꽃밭을 찾아오는 새들의 대화를 문뒤에서 바라보노라면
왜그리 행복할까...
오늘 처럼 비가 내리는 날 까치는 어디서 잘까
집은 앞산에 밤나무 아카시아 나무 위에 지어 놓고 어디서 잘까
가녀린 참새는 어디서 잘까
상자 텃밭 옆에 빈 종이상자 하나 놓아주고 싶다.
열무 묶었던 지푸라기도 놓아주고 싶다.
심심하면 우리 집에도 놀러오면 좋겠다
좁쌀도 주고 내게 있는것 다 나눠주면 좋겠다.
옥탑방이 세상 그어느 집보다 난 참 좋다
문열어 놓고 나무 중반에 밥상 차려 밥을 먹노라면 왜 그리 좋을까나
내겐 환경에 지배를 받지않고 스스로 환경을 창조해나가는 삶에 목표가 있어 행복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