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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딸 네 식구와의 해후


BY 만석 2017-09-18

큰딸 네 식구와의 해후(7/12)

 

오늘 아침은 프리타타예요. 아빠 괜찮죠?”입맛 까다로운 영감은 미국에 와서 까지도 식구들에게 신경을 쓰게 한다. 정작 먹지 않드라도 대답은 언제나 긍정적이다.

언니 네 만나고 그래드 케니언까지 다녀오려면, 냉장고 속 야채 정리하고 나가야 해요.”

옳거니. 며칠 걸릴 테니까 말이지.

 

프리타타는 계란을 풀어 익힌 후라이에 다진 육류 야채 치즈 등을 넣고 봉합을 한, 일종의 오무라이스다. 냉장고 속 정리를 위해서는 괜찮은 메뉴다. 오늘은 큰딸 네 식구들을 만난다는 기대감에, ‘프리타타도 좋고 야채정리도 좋았다. 두 외손주는 살이 쪘다고 걱정이 태산이었으나 걱정이 되지는 않았다. 워낙 그레머틱한 미국 여성들 속에서 웬만한 비만은 눈에 뜨이지도 않을 테니 말이다.

 

큰딸 네 식구들을 맞으러 라스베가스로 떠나는 중에, 과연 켈리포니아가 사막을 개간했음을 분명하게 볼 수 있었다. 저 멀리 앞쪽에서 제법 큰 위력의 호나이더가 모레바람을 일으키며 지나가고 있었다. 가끔은 그런 장관을 볼 수 있다는 막내딸의 설명이 붙여졌다. 그깟 호나이더도 내 큰딸 네를 만나러 가는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드디어 네바다에 입성해서 최고급 호텔 ‘WYNN’에서 큰딸 네 식구들을 만났다. 여기가 어디더냐. 미국이 아닌가. 우리는 미국식으로 포웅을 하고 등을 두르려 주었다. 큰딸 아이가 사 주는 뷔페로 저녁식사를 했다. 명성에 걸맞게 보지도 듣지도 못한 음식을 대접 받으며, 미국식으로 수다를 떨며 즐거운 식사를 했다. 내 딸이야 내 입으로 말하기 거북하지만, 두 손녀 딸들은 가히 절세미인이로세. 뉘 집 규수들인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붙잡고 내 손녀딸들을 좀 보소!’라고 소리 지르고 싶었다. ~.

 

저녁 식사가 끝나고 라스베가스거리로 나섰다. 한국을 떠나기 전, 내가 기대한 곳 중의 하나가 라스베가스였다. 역시 예상한 대로 환락의 거리요 마리화나의 도시였다. 미국에서도 유일하게 마리화나의 재배와 그 사용이 허용 된 곳이라 하니, 그 열기가 얼마나 대단하겠는가’. 아마도 차마 눈 뜨고 보기 민망한 사태까지도 예상해 보았었다.

 

과연 라스베가스는 상상했던 그대로를 여실하게 들어내고 있었다. 나 보다도 두 사위와 손녀딸의 시선을 걱정했으나 그들은 오히려 무덤덤해 보였다. 주요 부위만 가린 남녀가 성행위를 하는 시늉을 해 보이는 건 예사이고, 그럴사한 관광객에게 접근을 해서 구걸을 하기도 했다. 구걸을 하는 쇼맨은 그렇다치고, 그들의 손에 지폐를 쥐어 주는 여성 관광객은 속을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길게 펼쳐진 거리의 하늘을 서커스에서처럼 나르고 있었다. 그들이 머리 위를 나를 즈음엔, 나도모르게 비명이 터지고 박수를 보내게 되었다. 온통 휘황찬란한 네온사인이 춤을 추는 라스베가스는 과연 명물이긴 했다. 한국의 굴지 회사에서 설치하고 기부를 했다는 전광판과 그들의 로고를 보면서 자부심이 느껴졌다. 우리 것은 어디에서나  빛이 나는구먼.

 

큰딸 네 식구와의 해후     큰딸 네 식구와의 해후    영감의 시선을 보세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