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동안 고개를 내젓던 면접관은 냉정한 한 마디를 남기고 나가라는 신호를 보냈다.
죄송하지만 우리 회사가 원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냥 쓰던 글이나 쓰시면서 작가의 꿈을 키우시는게 좋겠어요!
자! 다음 사람 들어오라고 하세요!
그 어떤 변명을 할 시간도 주지 않은채 그렇게 쫓겨나야 했다.
마지막 희망을 걸어 본 회사마저 외면하고 말았다.
터덜터덜 힘없는 발걸음에 서러움이 북받쳐 오른다.
이제 그 어디에도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
꼬르륵!
눈치 없는 배꼽시계가 정신없이 울려대도 달래줄 밥풀 하나 살 돈이 없다.
고시원까지 두 시간을 걸어가며 펑펑 울었다.
아무리 울어도 마르지 않는 눈물을 원망할 기운도 남아 있지 않을만큼 지쳐 버렸다.
절망과 포기를 숙명처럼 받아 들여야만 하는 시간들을 놓아 버리고 싶다.
고시원 건물 앞에 우뚝 서 있는 구급차 문이 열리고 흰 천이 덮인 누군가가
실려 가는 모습이 보인다.
오늘 또 누군가가 생명의 불씨를 놓아 버렸다.
옆 방에 살던 가난한 무명배우가 예고도 없이 그렇게 가 버렸다.
이사를 오기 훨씬 전부터 세상과 등지고 살았던 걸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평소에도 말이 없어 없는 사람처럼 지내 아무도 그의 존재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
아무것도 먹지 못해 앙상한 가지처럼 말라 있는 모습을 차마 눈뜨고 바라볼 수 없었다.
한 두 번쯤은 온정이 오고 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두들 자기 갈 길만 가기 바쁘다.
아무리 말을 섞으며 친해지려 해도 자기 안에 갇혀 허우적거리는 그들에게
다가서기란 쉽지 않았다.
외롭고 배고픔에 길들여진 사람들처럼 초점을 잃은 눈빛으로 힘겹게 살아간다.
드르륵!
세탁소였다.
주인이 오늘 옷 찾으러 온대!
얼른 와!
슬픔을 삭일 새도 없이 세탁소로 향하는 발걸음이 천근만근이다.
“면접은 붙은 거야?”
“......................................”
“그냥 시집이나 가지 뭘 그렇게 취직하려고 애를 써?”
“ 우리집에도 대기업 다니다가 짤려서 노는 놈 하나 있구만!”
“ 아가씨처럼 서울대 나왔는데 서울대 나오면 어쩔건데?”
“ 아니 무슨놈의 회사가 삼십대에 명퇴를 시키냐고!”
또 왈칵 눈물이 쏟아진다.
서러워서
배가 고파서
또 울어 버린다.
“돈이 있어야 시집을 가죠?”
“ 돈 대줄 사람도 없는데 무슨 돈으로 시집을 가겠어요?”
“ 오늘 또 죽어 나갔다면서?”
“ 그 녀석도 나랑 참 친했었는데 불쌍한 놈이야!”
“아니! 그렇게 돈이 없으면 나한테 말이라도 했으면 좋았잖아!”
“생전 배고프다 돈없다는 말을 했어야지! 그 주둥이는 폼으로 달고 다녔는지 원!”
다리미 위에 눈물방울이 뚝뚝 떨어진다.
배고픔보다 더 지키고 싶었던 자존심이 그렇게 세상과의 마지막 인사를 나누게 했다.
세탁소문밖을 나서는 순간,
반갑지 않은 차가운 겨울비가 내린다.
올겨울은 최대의 가뭄이라 비가 내리지 않는다고 떠들어대던 거짓말들이 원망스럽다.
오늘도 고시원 휴게실에서 미지근한 물로 배를 채운다.
며칠새 광대뼈가 드러날 만큼 앙상해진 얼굴살에 씁쓸한 미소가 번진다.
아래층 새로 들어온 남자가 떡볶이를 먹으며 두꺼운 법전을 보고 있다.
두꺼운 안경 너머 비치는 깨알같은 글씨들이 서글퍼 보인다.
그 글씨 너머 얼만큼의 희망이 존재하고 있는걸까?
왜 세상을 등진 무명배우는 휴게실을 단 한 번도 찾지 않았을까?
모두가 두려워하는 외로움을 혼자서 즐기려 연극을 하며 살았던 것일까?
보일러를 틀지 않아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하고 얼른 헤어 드라이기 바람을 쏘여 본다.
핸드폰 온도계 어플이 영하를 가리켜도 보일러를 틀 수가 없다.
드르륵!
너 진짜 빌려간 돈 안갚을거야?
계속 이렇게 잠수만 타면 어딘지 찾아간다!
내가 못찾을거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드르륵!
모두다 은행입니다
카드가 오랜시간 연체되어 사용정지되었음을 알려 드립니다
꼬르륵!
정해진 시간에 돈은 들어오지 않아도 배꼽시계 바늘은 정확한 시간을 가리키며
묵묵히 제 갈 길을 가고 있다.
아무리 바늘을 꺾어 버리고 패대기쳐도 아픔을 느끼지 못한채
다시 저벅저벅 발걸음을 옮긴다.
냄비 가득 물을 얹고 가스렌지에 불을 켠다.
오늘 처음 느껴 보는 따뜻한 기운에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핸드폰 온도계가 영하 5도를 가리키고 있어도 보일러는 온정을 베풀지 않는다.
이제 내일이면 이 방에서 유료로 누릴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다 끊겨 버린다.
어쩌면 마지막으로 누리는 온기가 될지도 모르는 뜨거운 냄비에 얼굴을 대고
온몸 가득 열기를 전해 본다.
핸드폰도 내일이면 삼개월째 요금이 연체된 탓에 침묵모드로 전환된다.
이제 요란한 빚촉촉 전화벨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깨는 일도 없어진다.
문풍지 사이로 이웃집 고기 굽는 냄새가 솔솔 풍겨 온다.
눈을 감고 고깃집 불판 위에 고기를 가득 굽는 행복한 상상에 빠져 든다.
육즙이 가득한 고기들이 아름다운 음악소리를 내며 입안으로 들어갈 채비에 분주해 보인다.
두툼한 상추 위에 마늘과 양파를 얹고 아직 육즙이 마르지 않은 고기를 듬뿍 얹어
쌈장을 살포시 얹고 잘 싸서 입속으로 직행한다.
씹을때마다 전해져 오는 완벽한 고기쌈의 하모니에 들떠 얼굴에는 미소가 끊이지 않는다.
더 달라고 보채는 위장들을 달래기 위해 다시 두툼한 상추 위에 고기를 얹고
쌈장을 살포시 얹어 입안에서 신나는 교향곡을 연주한다.
차가운 벽에 기대어 마른 입술을 씰룩이며 쉴새 없이 움직이는 꼴이 참 서럽다.
딩동!
아무도 예약되지 않은 시간에 누군가의 인기척이 느껴진다.
일어서려는 순간 빚쟁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숨소리조차 크게 내면 안된다.
“오늘처럼 추운 날 보일러를 안틀면 어떻게 해?”
“보일러 터지면 책임질거야?”
주인 아주머니였다.
아무리 문을 두들기고 요란하게 고함소리를 내도 열어줄 수가 없다.
냄비위 끊는 물이 온정을 베풀어 얼었던 공기에 따스함을 전해 준다.
마지막 은총을 온몸 가득 느끼며 빈곤의 악순환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
냄비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 속에 매콤한 라면 한그릇을 상상해 본다.
야들야들한 면발위에 빨간 스프가 흩뿌려지고 건더기 스프들이 대미를 장식하며
드디어 합병식이 거행된다.
국물 한 숟가락이 아까워 후루룩 그릇을 다 비워내면 다시 찾아오는 허전함에
냄비에 붙어 있는 말라버린 라면 한줄기로 마지막 입가심을 끝낸다.
뚝!
손등위에 떨어지는 침방울에 놀라 정신을 차려 보니 빗물이 흩뿌려진 듯 젖어 있다.
드르륵!
내일까지 요금을 납부하지 않으시면 정지됨을 알려 드립니다.
빠른 시일에 요금을 납부하시기 바랍니다.
드르륵!
카드 연체일이 길어져 사용중지 기간이 연장됨을 알려 드립니다.
고지해 드린 날짜에 납부하지 않으시면 직원이 방문드림을 미리 알려 드립니다.
드르륵!
너 어디 숨어 있는지 반드시 찾아낸다!
자수하여 광명찾이 않으면 개망신 당할 각오해라!
난 자선사업가도 아니고 너처럼 양심을 밥 말아 먹은 년한텐 베풀기도 싫어!
장기밀매라도 해서 갚아야 하는걸까?
머릿속에 온갖 잡스러운 생각들이 번개처럼 왔다갔다 한다.
도도하게 살고 싶었던 시간들은 단 한 순간도 비굴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시간들이 대부분이었다.
숨을 쉴때마다 뿜어져 나오는 하얀 입김이 서글퍼 눈물이 맺힌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는것일까?
‘/아무리 날아 오르려 해도 다시 버틸 힘이 없어 주저앉고 만다.
무엇부터
어디부터
메꿔야 제대로 숨을 실 수 있는것일까?
수도 없이 구멍난 곳 어디를 먼저 막는다 해도 희망은 보이려 하지 않는다.
문득 자하철 화장실에서 붙어 있던 장기매매 전화번호가 스쳐 지나간다.
오장육부 어디도 고장난게 없는걸 이 순간 감사하게 생각한다.
떨리는 손으로 전화번호 버튼을 누르다 말고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만다.
억울하게만 살아 온 세월이 분하고 억울해 도저히 그럴 수는 없었다.
수없이 보아 왔던 영화와 드라마 속의 금찍한 장면들이 스쳐 지나가며 도리질을 한다.
드르륵!
네 신장을 팔아서라도 갚아!
너 때문에
네가 돈을 갚지 않아서 엄마가 죽게 생겼어!
제발
제발
이제 우리 그만 인연 끊고 살아요!
지겹지도 않으세요?
엄마란 사람이 딸한테 구걸하면서 사는거 지겹지도 않냐구요?
이제 그만할때도 된거 아닌가요?
세상이 혼자만 잘 살자고 존재하는거 아니잖아요?
내가 대학 입학했을 때 등록금 한푼이라도 보테 준적 있었어요?
오히려 대학 등록금 낼 돈으로 쇼핑을 한 사람이 바로 엄마였잖아요!
안사면 금방 매진되는 한정품이라고 헐레벌떡 백화점으로 달려가서 백 산 사람이
바로 엄마잫아요!
난 그 때 이를 갈면서 피눈물을 흘렸다구요!
덕분에 이렇게 비참하게 살아요!
아무리 손가락을 빠는 신세라도 돈 달라는 소리 안할게요
그러니까 제발 나한테서 떨어져요!
차마 전송버튼을 누르지 못했다.
열달동안 방을 빌려 쓴 그 댓가를 치러야 한다는 생각에 어금니를 꽉 깨물고
전송하기 버튼이 아닌 취소 버튼을 눌러 버린다.
차라리 답장을 보내지 않는게 그녀를 피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웅성거리는 소리에 놀라 문을 열어 보니 앞집 취업 준비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일주일째 왜 아무도 몰랐던 것일까?
엄습해 오는 미안함과 죄책감을 못이겨 그만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궁금해서라도 한 번즘은 초인종을 눌러 보았을 것도 같은데 너무 무심하게 보내 왔다.
흰 천에 덮혀 방을 나서는 그의 잠든 모습에 마지막 작별인사를 보낸다.
침대 위에 놓인 꼬깃해진 유서가 모두의 가슴에 쓰린 상처를 하나씩 안겨 주었다.
밀린 방세보다 더 무서운 건 지독하게 깊었던 정이었다.
아들처럼 생각했다는 말도 모두가 거짓말이었다며 바닥에 피가 흥건히 고이도록
두들기며 한탄하는 그녀의 애처로운 모습에 모두가 침묵해야만 했다.
벽면 가득 쌓여진 술병들이 그의 지난 시간들을 대변해 주고 있다.
상자 가득 켜켜이 탑처럼 쌓여진 사발면 그릇 속에 담긴 한숨의 무게를 못이겨
상자 한귀퉁이에 커다란 상처 하나가 남겨져 있다.
죽을만큼 치열하게 살아 온 지난 시간에 마지막 술잔을 바친다.
이제 더 이상 싸울 힘도 없고 싸워야 할 이유도 없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좋은 학교에 합격했을 때 어머니는 검격의 눈물을 흘리셨다.
추운 겨울 살갗이 찢어져 피가 나는 줄도 모른 채 폐지를 주워 자식을 먹여 살리던
어머니에게 해 드릴 수 있는 건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거라고 생각했다.
아무리 등록금이 싸고 좋은 대학이라고 해도 어머니에겐 그 싼 등록금을 낼 여력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꼭 장학금을 타서 대학에 가야 했다.
비싼 학원에 다니는 같지 않은 녀석들보다 더 좋은 대학에 당당하게 들어가야 했다.
날이 갈수록 노동에 지쳐 병들어 가는 어머니의 어두운 얼굴에
환 줄기 미소가 되어 드리고 싶어 토할때까지 피 터지게 공부를 했다.
하지만, 그렇게 치열하게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같은 서울대에 다닌다고 해도 공평하지 않다는 걸 깨달아야만 했다.
그 곳에도 급이라는게 존재하고 있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
가난하고 능력없는 부모를 둔 걸 절대 자랑스럽게 생각할 수 없다는 현실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똑같이 하루를 숨가쁘게 살아도 모두가 똑같은 대접을 받고 인정을 받는게 아니었다.
하루가 다르게 허리가 굽어져 있고 상처 투성이로 변해 버린 거친 손을
위대하다고 생각하며 존경하기엔 세상이 그리 너그럽지 않았다.
아버지가 없는 빈 자리를 훌륭하게 채워 주신 어머니의 위대함을
자랑스럽게 여기기엔 세상이 너무 가혹했다.
그런 혼자만의 자랑스러움이 족쇄가 되리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
멋진 양복을 차려 입고 외제차 뒷자석에 앉아 비서가 운전하고 거대한 건물앞에 도착하면
직원들이 두 줄로 늘어서 일제히 고개를 숙이는 왕의 손을 잡고 입장하는 자식만을 원하는
금수저 사회에서 흙수저를 들고 당당하게 도전장을 내민다는건 어리석은 짓이었다.
실력,
오직 실력 하나만으로 그 사람을 빛나게 해 주는건 사막에서 물을 찾는것보다 힘든 일이다. 사회란 곳은 실력보다 더 중요한 것을 갈구한다.
취업고시를 힘들게 치르고 결승에 올라도 절대로 왕좌 근처에도 오를 수 없다.
그냥 그들이 필요할 때 쓰고 버려지는 인스턴트식 소모품이 되는것만으로도 엄청난 일이다.
그런 자리마저도 넉넉하지 않아 다시 원점에서 출구를 찾아 피 터지게 싸워야 한다.
밀린 세금 고지서와 텅 빈 냉장고가 바로 지금 처한 현실의 내 모습이다.
입맛이 없다는 사치스러운 핑계로 사발면과 반주로 소주잔을 기울인다.
김치마저 동이 나 버렸다.
남의 밭에서 허리가 끊어지게 일하고 얻은 배추 쓰레기로 담은 김치도
더 이상 먹고 싶지 않다.
닳고 닳아 손가락 지문마저 사라진 어머니의 손을 쳐다보는 것도 죄책감을 넘어서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그래서, 어머니와의 연락을 아주 끊어 버렸다.
핸드폰 요금 낼 돈도 없는데 잘 된 일이다.
단 1분이라도 나를 행복하게 해 주는 소리를 듣고 싶다.
하지만, 세상은 온통 나를 우울하게 하는 소리들 뿐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밀린 학자금 대출금이 모가지를 비틀며 조여 온다.
밤새 쉬지 않고 밀려 든 빚독촉 문자에 다시 어둠속으로 잠들고 싶어진다.
켜켜이 먼지에 코팅된 고지서 위에 또 한 장의 고지서가 살포시 자리 잡는다.
이제 곧 수도가 끊기고 가스가 끊길 것이다.
언제부턴가 아낀다는 게 별 의미가 없어졌다.
저축이란 말이 낯설게 느껴진다.
그저 먼 나라의 외계인만이 누릴 수 있는 화려한 몸짓에 불과할 뿐이다.
더 이상 마이너스가 될 구석 하나 없다지만, 오늘 또 하나의 마이너스를 그려 넣는다.
진정한 삶의 가치란 무엇일까?
누군가는 우습다는 듯 지껄이곤 한다.
요즈음 굶어 죽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비아냥거린다.
그들을 이 곳으로 초대하고 싶다.
바로 옆 고시촌에서 어제도 젊은 누군가가 굶어 죽었다.
텅 빈 냉장고에서 반기는 건 빈 소주병 뿐이었다.
안주조차 살 돈이 없어 매일 깡소주를 마시다가 하늘여행을 떠났다.
이젠 내가 떠날 차례가 된 것 같다.
마지막 남은 라면 반쪽을 끓여 소주 한 잔과 마주하며 이별의식을 치른다.
전액 장학금 입학!
그것은 그저 한 순간의 꿈일뿐 그리 오래 가지는 않았다.
살인적인 생활비와 방세를 벌기 위해 쉴 새 없이 일해야 했고
그럴수록 장학금은 멀어져 갔다.
장기라도 잘라서 팔고 싶었지만, 통곡하는 어머니의 얼굴이 지워지지 않아 포기해야 했다.
두 개 달린 신장 하나 팔아 버리면 학자금 대출금은 갚고도 남을 돈이었다.
하지만, 그 후에 몰려 올 후유증과 어머니의 눈물을 감당해낼 자신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