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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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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들이


BY 마가렛 2017-05-08

5월이 되자마자 바빠졌다.

그러고보니 5월의 일주일이 번개처럼 번쩍거리며 지나가버렸다.

아침에 가계부를 적고 있는데 울엄마의 사진이 폰에서 보인다.

"엄마~ 일찍 전화 하셨네? 내가 전화를 먼저 드렸어야 되는데요.."

"아니다... 금방 전화를 받네? 바쁜거 아니니?"

"괜찮아요. 가계부 계산하고 있었어요."

엄마는 웃는 표정으로 말씀하셨다.

"니네집 참 좋더라, 넓고 깨끗한게 내 맘에 들더라~"

"그래요? 이사한지 얼마안되서 깨끗한거죠..나 별로 잘 치우지도 못해요..ㅎㅎ"

"넓어서 집 값이 비쌀텐데...?"

"아니야~ 엄마네 집이 더 비싸요. 여긴 동네는 좋은데 집값은 많이 안 비싸서 좋아요..ㅋ"

"그래? 어버이날이라 꽃도 선물받고 용돈도 선물받으니 기분좋다.

시아버님께도 용돈좀 드렸구?"

"용돈을 드릴까? 선물을 사드릴까? 생각중이예요."

"그래...꼭 챙겨드려라, 나이 먹어도 생일이나, 어버이날 챙겨주지 않으면 괜히 섭섭한게 사실이야.."

잘도 챙기시는 어머니.

혹시나 하는 노파심에 되집어 주신다.

"엄마~ 어버이날 축하드려요. 건강하시구요. 가까우니 우리집에도 자주 놀러오세요"

알았다고 대답하시는 엄마의 목소리에서 오늘하루 잘 지내실 것 같은 예감이든다.

 

지난 주말에 친정식구들과 함께 집들이겸 어버이날 행사를 치렀다.

깔끔한 한정식 집에서 점심을 먹고 다과는 우리집에서 즐겼다.

몸이 불편하신 아버지는 남동생의 부축으로 힘차게 잘오셨다.

양반을 아직도 따지시는 아버지는 남동생과 손주들에게 시아버님께 큰절을 올리라고 말씀하셨다.

괜찮다고 하시는 아버님은 할 수 없이 가부좌하시고 절을 받으시면서 흡족해하시는 표정이셨다.

이사와서 늦은 집들이라 좀 미안하다.

그래도 엄마는 말없이 기다려주셨고 마침내 큰 딸집에 오셔서 연신 즐겁고 기쁜 얼굴이시다.

여기저기 안내해드리니 빙긋, 방긋 웃으시며 깨끗하고, 좋다시면서

남동생내외에게 일침을 가하신다.

주말엔 대청소좀 하는게 좋겠다고...ㅎㅎ

남동생이 하는 말...

엄마나 며느리나 버리는 걸 못버리니 집이 깨끗할 수 없다고 반박한다.

맞는 말이다. 버려야 깨끗해진다.

 

여동생이 사온 커다란 수박과 과일을 잘라서 온가족이 둘러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는데

우리 막내조카는 뭐가 그리 궁금한지 여기저기 둘러보며 질문하기 바쁘다.

아버지는 피곤하신지 집에 가자고 재촉하신다.

우리방 침대에서 주무시라고 해도 괜찮다고 하시더니 긴소파에서 단잠을 주무신다.

편찮으셔서 힘이 많이 드실텐데 늘 표정은 밝으시다.

주름진 얼굴, 머리카락이 거의 빠졌어도..그래도 얼굴은 참 잘생기신 멋진 우리 아버지.

사실 시아버님과 함께 살다보니 친정식구가 우리집에 올 일은 거의 없다.

이사오기 전의 집도 딱 한번 오셔서 주무시고 가셨다.

마침 아버님이 여행 가셨을 때 남편과 의논을 해서 친정부모님이 하룻밤 주무셨는데

어찌나 좋아하시던지...

출가외인이지만 친정부모님 자주 찾아뵙고 식사 자주하고 싶은 맘은 누구나 같을게다.

다행히 예전보다 좀더 친정집과 가까운 거리로 이사왔으니

좀더 자주 찾아 봬야겠다.

엄마, 아버지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니네집 좋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