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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급한 짜증


BY 마가렛 2017-04-04

성급한 짜증

 


성숙하지 못한 나를 되돌아 보니 나의 행동에 후회가 된다.

우체국에서 예금을 찾을 일이 있었다.

아버님 통장인데 아버님께서 다른 볼 일로 나에게 부탁을 해서 우체국을 찾았다.

우체국에 도착하니 우체국이 길 건너편으로 이전을 해서 난 그때부터 조금 못마땅했던게 사실이다.

약속시간을 생각해서 집에서 일찍 출발을 했었는데 우체국은 생각보다 멀리 있었고 또 한번 나를

시간에 바쁘게 만들었다.

우체국 예금계에 가서 등본과 나의 신분증까지 제출을 했건만

들려오는 소리는 본인이 아니면 안된다는 말과 더불어 굳이 다른사람이 올 경우에는 위임장과 인감증명이 필요하다는 말에

 맥이 빠지며 짜증섞인 소리로 한마디 했다.

"은행에서는 되는 것 같은데 왜 우체국에선 이리도 복잡한가요?"

"예금주 보호 차원에서 그건거예요. 법이 바뀌었으니 위임장을 써 오셔야 합니다."

"전 이런 시스템이 정말 맘에 안들어요." 하면서 위임장을 도로 건네며 뒤돌아섰다.

 

 

성급한 짜증

 

 

약속장소로 향하는데 구청앞의 꽃들이 만발하여 생긋생긋 웃는다.

왕수선화, 아네모네, 서양철쭉, 한순간의 짜증이 없어지고 갑작스런 미소로 폰을 꺼내며

뒤늦은 후회로 나에게 꾸짖었다.

'넌 왜 성격이 그리 다급하니? 그 직원도 그럴 수 밖에 없었을텐데... 규칙대로 해야되잖아..'

그래...

나도 그랬었지.

직장생활 하면서 그 규칙에, 틀에 박히게 일을 하지 않았던가?

그직원에게 괜히 미안했다.

내가 전화를 해서 정확하게 알아보는 건데 내 상식으로 당연히 맞다고 생각하면서 행동을 했는데

내상식이 꼭 맞는 것은 아니다.

 

혜민스님의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이란 책에서 이런 글귀가 읽혀졌다.

 

* 내가 누군가에게 짜증을 내고 있을 때, 알아채세요.

내가 원하는 대로 저 사람이 해주지 않아서 내가 지금 이러는구나.

저 사람도 나름의 규칙과 사정이 있다 보니

본인 마음대로 못 하는 것일 수도 있을 텐데.

그걸 다 무시하고 내 맘에 맞게 해주기란 쉽지 않을 거야.

입장 바꿔 생각해보면, 분명 나라도 어려웠을 거야.

 

......  돌아오는 전철에서 이 글을 읽으면서 내 머리를 한 대 쳤다.
 

등록
  • 모란동백 2017-04-10
    예쁜꽃으로 힐링하고 갑니다. ^^
  • 마가렛 2017-04-11
    @ 모란동백4월은 저에게 힐링의 계절이예요..ㅎㅎ
  • 재재맘 2017-04-07
    그래서 자연이 좋은거 같아요. 예쁜꽃 보여주셔서 저도 감사해요. 오늘 내내 좀 짜증도 나고 머리도 아팠는데... 진작 마가렛님 글을 볼걸 그랬어요^^
  • 마가렛 2017-04-11
    @ 재재맘요즘은 다시 폰에 사진 담는 버릇이 생겼답니다.
    지천이 예쁘다보니 절로 카메라맨이 되네요..ㅎ
  • 마가렛 2017-04-05
    갑자기 댓글이 안 써지네요.
    그러게요.. 장단점이 있는데 너무 복잡한 걸 싫어하는 저라서 순간 짜증이 났나봐요.
    에고 미안해라... 그 직원은 아무 잘못없는데 말이죠.
  • 세번다 2017-04-04
    내자식것도 성인이되면 마음되로 못해요
    위임장써야됩니다
    모르셨네요
    그리고 며느리는 혈족이 아니여서 다 위임사항이에요
    참 수발하는것은 딸보다 더한 의무인데 법적인 잣대는 그렇죠
    법적인 잣대로하면 그냥 남인데 참 저도 가끔 그런점에 서운하죠

    뭔가잘 안풀리는날은 짜증 낼때가있죠
    은행직원이야 그런일들 많이 격을터인데 뭐 더진상 손님도 격을터이니 금방잊을거에요
    요즘은 미성년자 보험금 수령도 부부 동시에 승락을 받야야준다고 하더군요
    이혼한 부부 아니더라도 현재 혼인중이라도 사이 안좋을때 누군가 먼저 찾아씀 은행직원만 트집잡는다고 하니 자꾸 까다로워지는것이라 법적인 공동책임이라서 책임물음 은행직원이 다치게 되나 보더군요 그래서 정말 아닌사람도 불편하게 되게된것이죠
  • 새로미 2017-04-04
    하하하...저도 웃고 말았네요.
    그래도 꽃을 보니 마음이 풀리시죠?
    요즘엔 뭐든지 까다롭더라고요.
    예쁜 꽃 보니 입가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고맙습니다. ^^
  • 마가렛 2017-04-05
    @ 새로미사람의 마음이 참 간사하죠?
    금방 입이 나왔다가 꽃보고 환한 미소가 절로 생기니 말이예요.ㅎ
  • 살구꽃 2017-04-04
    ㅎㅎ 그 직원은 죄가 없어요.ㅎㅎ 괜히 짜증이셔.ㅎㅎ 원칙이 그런걸요. 근대 또 우리들 입장에선
    짜증나죠..ㅎ 저도 그책을 이미 보아서..글귀가 기억나네요. 저도 성질이 엄청 급해요..ㅎㅎ기다리는거 질색이고요..ㅎ 또봬요.
  • 마가렛 2017-04-05
    @ 살구꽃그 직원은 저 때문에 기분 상했을꺼예요.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보니 얼마나 미안한지..
    다시가서 사과할 수 도 없구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