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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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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없다


BY 마가렛 2017-03-09

저녁을 먹으면서 산책을 같이하자고 남편이 제안을 한다.

나도 좋다고 대답을 했다.

저녁 설겆이는 아들에게 미루고 아들방 베란다에있는 옷보따리를 꺼내며 남편에게 "자기 옷인데 입을 게 있는지 확인해봐요"

하니 아직도 이옷이 여기에 있냐며 퉁명스럽게 답한다.

살짝 화가난 내가 "내일이 재활용이니 그때 몽땅 버릴껀데..."

"재활용까지 기다릴 필요없이 그냥 옷수거함에 버리면 되지."

"알았다구요. 입을 옷이나 체크해보세요!"

대부분 남편옷이었지만 군데군데 내옷과 캐쥬얼가방도 끼어있었다.

언제 샀는지 가물거리는 털로된 숄하며 스키복,쉐터, 츄리닝 옷....

남편은 오래된 거위털옷을 끝까지 버리질 못하고 따로 담는다.

 

이사 오기전에도 옷과, 책등을 잔뜩 헐값에 넘겼는데

여기와서도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옷과 책을 또한번 정리했다.

제일 많은게 옷이다.  옷은 시대를 알려준다. 그당시엔 필요해서 산 옷들이다.

세월이 지나 유행이 지난 옷들과 오래 입어서 입기 싫은 옷들은 버릴 수 밖에 없지만

그래도 손으로 몇 번 들었다 놓았다 하면서 정리를 한다.
 

아들방 베란다가 좀 환해졌다.

다음날 아침에 당장 버리라는 남편의 말에 반기를 든 나는 옷보따리를 들고

엘리베이터 앞에 서 있다.

남편도 주춤거리며 따라나온다.

"안녕하세요?"

일부러 더 환한 미소로 이웃에게 인사를 건네며 엘리베이터를 탔다.

 

여러개의 옷수거함에는 옷이 많아 꾹꾹 누르며 옷을 처분했다.

개운하다. 좀 아깝지만 잘 정리했다.

남편이 말한다.

"아직 제법 쌀쌀하네."

"내일 오후부터 풀린다고 했어요."

대답은 하면서도 머릿속에는 또 정리할게 뭐가 남았나....

 

둘은 공원을 걸으며 철쭉꽃 나무를 보면서 철쭉이 하루 빨리 새순이 올라오길 바란다.

밤 공기가 싸하면서 상쾌하다.

매일아침 공원을 한바퀴 돌면서 아침을 맞이해도 괜찮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