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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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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맞이 대청소


BY 길목 2017-01-20

아침뉴스에 오늘 서울과 윗지방은 눈이 내려 교통이 엉망이라고 했다.

밖을 내다보니 이곳은 바람 한점없이 날씨가 맑다.

요며칠 집안에서 뒹구느라 바깥의 바람이 차가운지 어떤지도 모른채 지냈다.

앉은자리에 엉덩이 뿌리라도 내릴듯이 라는 말은 이럴때 쓰면 될것같다.

나갈일 없으니 머리도 감지 않았지 추접의 극치다.

잠은 잘수록 더 잠이 오고, 게으름은 부릴수록 더 꼼짝하기 싫고 게을러진다.

청소도 내키면 하지만 하지 않는 날도 많다.

어떤 친구는 하루라도 청소를 하지 않으면 발에 먼지가 자꾸 밟히는듯 하다는데

나는 몇일을 하지 않아도 참을 수 있다.

남편이 좀 깔끔한 편이라 잔소리를 가끔 하지만 청소 같은거에 집착하며 피곤하게

살지좀 말자고 큰소리 쳤더니 그냥 포기하는 듯 요즘은 잔소리가 없다.

요즘은 일주일 단위로 일하는주 쉬는주가 있는데 쉬는주라 더 그렇다.

그렇다고 온전히 쉬는 것도 아니다.

tv보지, 스마트폰 만지작거리지, 컴퓨터 들어다보지 전자파는 만땅으로 몸에 충전하고

있다.

오늘은 안과 예약이 되어있는 날이라 아침 일찍 머리를 감고 준비를 했다.

안과에 다녀와서 오늘은 꼭 대청소를 하리라 마음먹었다.

평소에 아무렇지 않던 것들이 명절이 다가오면 항상 신경이 쓰이고 지저분해 보인다.

시어머니들이 명절에 며느리가 오면 욕할까봐 청소하고 정리한다는데 아직 며느리는

보지 않았지만 맏동서가 된 입장도 마찬가지다.

우리 동서는 욕하는 것이 아니고 팔 걷어부치고 직접 하려고 덤비는터라 더 겁난다.

 

안과를 다녀올때 하늘이 맑고 해가 있는데 눈발이 날렸다.

부산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눈인데 오늘은 좀 오려나~

 

먼저 거실의 무거운 카펫을 걷어 욕조에 세제를 풀고 발로 꾹꾹 밟아 담구었다.

세탁기에 넣어도 되지만 카펫이나 이불 같은 것은 항상 욕조에 넣고 밟아 빠는게

개운하다.

다음엔 식탁의 아래위를 정리했다.

식탁은 벽면에 붙어있어 위에도 아래도 무엇이 잔뜩 쌓여있다.

식탁 아래로 기어 들어가 모두 꺼내고 먼지를 닦고 버릴것은 버리고 다시 정리했다.

제사나 손님 많을때 쓰는 스텐그릇 상자와 숟가락 보관통과 단술 삮힐때 쓰는 보온밥통이

그 자리에 다시 정리되었다.

식탁 위에도 각종 차며, 오래된 영양제며 이것저것 참 구질하게 많다.

 

대충 끝인가 하고 보니 앗 가장 큰일이 남았다. 가스레인지다.

식탁의자 두 개를 마주보게 가까이 당겨서 가스레인지를 들어 올려놓고 가스렌지가 있던자리의 지꺼기와 묶은때를 닦아낸다.

참 지꺼기도 많고 기름이 튀어 찌든 묶은때도 많다.

가스레인지 옆면의 기름때까지 팔이 아프게 닦아낸 후 호일로 틈새도 깨끗이 잘 붙인 후 가스렌지 호스가 꼬이지 않게 잘 들어

제자리에 놓는다.

이과정은 내가 명절 전에 꼭 하는 명절맞이 대청소다.

내가 하지 않으면 명절 음식하러 온 동서가 하기 때문에 미리 하는 것이 덜 민망하다.

바로아래 동서가 자기집이나 남의집이나 뒤집어 엎어 대청소 잘하는 스타일이라~

처음에는 가스기사도 아닌 동서가 함부로 만지다 폭발하는거 아닌가 질겁을 했었지만

이제 나도 하게 되었다.

이렇게 해도 동서가 또 뒤집고 청소할지 모르지만 찌꺼기가 좀 덜 나오겠지.

 

내일은 냉장고 정리도 좀 해야겠고, 베란다정리도 좀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