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르릉 걸려온 언니의 전화 저만치 들려오는 목소리는 기운이 없다
늘 밝고 긍정적인 울언니 목소리가 아니다
언니 ! 어디아파?
아니야 아니야 하는데 땅속으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다
평소 언니 목소리가 아닌데 누워있는 목소리인데
언니가 웃는다
으응 한달동안 다리 수술하고 퇴원한지 오일이 되었단다
왜 그렇게 미안한지
언니는 엄마가 돌아가시고 엄마처럼 나를 보살펴주고 사랑해주신다
울언니는 80세이신데 아직도 보험회사에 출근을 하시는 예쁜 언니다
형부가 50세에 하시던 회사가 부도가 나고 그때부터 언니는 직장생활을 하셨다
엄마를 닮아 단 한번도 힘들다 한숨소리 안내고 힘들다 큰소리 한번 안내고
늘 예쁜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으시는 울언니다
그런 언니가 다리가 아파 수술을 하시고 동생이 힘들다고 아프다는 말 한마디 안하고
병원에 누워 계셨으니 얼마나 힘이 들고 아팠을까
사느라고 바쁜 나는 전화도 못하고 허둥지둥 하루를 보내고 또 보내고 그렇게 살고 있으니
진작 언니가 아프다는 소리를 들으니 마음이 아파온다
오후 시간을 내어 총각김치랑 요것 조것 챙겨 나가려는데 남편이 함께 가자고 한다
여자들은 시댁에 무슨일 있으면 남편을 가자고 큰소리 치며 가는데
친정 일에는 무슨 죄인같이 그렇게 조심스러울까
피곤할텐데 가는 눈치를 채고 함께가자는 말 한마디에 나 역시 힘든맘이 다 날아간다.
한시간 달려가니 언니 형부가 반겨주신다.
수척해진 모습에 눈물이 난다. 가만히 언니 얼굴을 바라보니 엄마모습이다.
움직여야 된다고 얼른 불고기를 굽고 밥을 차리신다
먹고 왔노라해도 절대로 안된다.
나는 먹지 않고 갔기에 언니가 차려주신 저녁을 맛나게 먹었다.
가져간 보따리를 내놓으니 도로 가져가랜다.
많이 있다고 반은 그대로 싸주셨다.
언니가 냉동실에서 고기며 생선 떡을 잔뜩 싸 주시고 쌀도 한푸대 싸주셨다.
가져간것보다 가져온것이 두배가 된다.
언니 형부 얼굴을 보며 옛생각이 난다.
서울에 처음 왔을때 언니집에 갔는데 발이 네개 달린 텔레비젼이 있었다.
너무 신기해 하던 나였다.
마늘을 김치에다만 넣어 먹었는데 장아찌를 담가 주셨던 기억이 난다
마늘이 그렇게 맛있는것은 처름 먹어본 나는 그 맛을 잊을수가 없다.
언니야 오늘은 내가 그 마늘 장아찌 생각이 나서 가지고 왔수
다 커버린 동생을 보면 언니 마음은 늘 안스러운가 보다
환갑이 넘어도 고생한다는 언니는 내가 사는 집에 와보지 않은것이 마음 아프댄다
그 더운 여름을 어떻게 지냈니 옥탑방은 얼마나 더웠을까 하고 안스러워하시는 울언니
나는 ㄱ이 세상 그 어느 집보다 내가 사는 집이 얼마나 좋은데요
언니 마음을 잠재운다.
어둔 밤길 인사를하고 나오는데 아픈다리를 하고 쫓아 나오는 언니는 시동을 거는
차 안에다 봉투를 휘익 던진다.
이사간 집에 가보지 못해 미안하구나 하면서 말이다.
언니 마음을 져버리지 못하고 봉투를 받아오는 내내 마음이 무겁다.
오히려 용돈을 드려야하는데 드리지 못함이 마음 아프다.
울언니 사랑하는 천사같은 언니 올 가을 김장속에 사랑담아 담가드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