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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그리움


BY 시난동 2023-11-23

그해 겨울

유난히 시린 가슴을 달래려 많이도 흘러다녔다.


섬진강

악양

구례

성삼재

노고단

가고 또 가고 또 갔다.


섬진강 가에서 부서진 내 조각들을 줍고

악양 모 시인의 동네에선 희미해진 나의 희망들을 

보았고

구례 여기저기서  하얗게 새버린 내 머리카락들을

빗어 넘겼으며

성삼재 그 눈밭에선 내가 토해낸 핏덩이들의 몸짓을 눈에 담았다.


그렇게 겨울을 지내고 나면 쿨럭 쿨럭 넘어 오는 각혈 같은 그리움이 좀 사그러 질까 했었다.


따뜻해 불쾌하기 그지없는 겨울 햇살 처럼.

내 사랑 또한  때를 모르고

                  장소를 모르고


어쩌면 불편한 존재였으리라.

그렇게 불편한 존재였으리라.


나의 그리움은 더러웠다.

불편한 그리움을 버리고 싶어


다시 한번 길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