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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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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


BY 시난동 2023-11-20

동백




1.

겨울꽃 동백

핏빛 붉은 제몸에 하얀눈 덮어쓰고

동무하나 없이 겨울 한철 견디어 내는


바늘같은 북풍속

고양이 아량만한 겨울 햇살속

얼었다 녹았다 죽었다 살았다


겨울꽃 동백

한철 버텨 동무들 깰때 즈음

시치미 뚝  잎만 무성한 꽃



2.

어스름 붉은 동백

동자승 손바닥같은 잎사귀 사이 사이 

바람 틈새마저 서럽다


사철 푸른 잎사이로 어설퍼라 겨울 꽃이여


움츠리고 고개 숙인 이 들은

널 바라볼 여유조차 없으니

어쩌다 이 북쪽에서 고생인 종려만이 눈 맞추네


산사의 풍경 같은 꽃이여

아파트 화단의 수도승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