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창작 수업 첫날! 아시지요. 비대면 온라인수업 “줌”으로 한다기에 세수는커녕 빗질도 안 한 산발로 컴퓨터를 타고 들어갔습니다. 화면에 비친 내 모습, 산발이라 미안합니다. 검색해 보니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화상회의를 하면서 정장에 넥타이 매고 아랫도리는 파자마를 입는다. 해서 “어퍼웨어” 란 신조어가 있더군요. 인터넷으로 드문드문 배운 영어, 영어학과를 졸업한 딸에게 “너 뭐 하니?”라고 영어로 물으면 발음이 구지다고 웃지만 뭐 어떻습니까? 가끔 뚜껑이 열리는 날! 남편에게 영어로 욕합니다." 대밋 암 앵그리" 알아듣지 못해도 표정은 쎄 하지요, 유쾌한 복수를 하고 문화원에서 제공하는 수업으로 시인에게 시 창작 강의를 듣습니다. 진즉에 배웠더라면 " 문정희"만큼 쓸 텐데 하며 오만방자한 꼴값도 떱니다. 세상 모든 사물에게 생명을 부여하고 함께 대화할 수 있는 시의 세계는 광활한 우주, 그 안에서 나는 신이 됩니다, 신이 모르는게 너무나 많아 컴퓨터를 컴퓨터에게 배우고 그래도 모르는 건 네이버 씨에게 물어 보면서 오늘도 나는 모니터에 어퍼져 공부합니다. 나는 참말 잘살고 있습니다.
* 구지다: 궂다의 방언 (전남) 좋지 않다는 뜻